IBM, 파워CPU 설계자산 오픈소스로 푼다
8월 30일
ⓒ지디넷코리아, 임민철 기자 / imc@zdnet.co.kr
오픈파워 프로젝트, 리눅스재단 산하로 이관
IBM이 유닉스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 '파워(POWER)' 프로세서 기술의 문호를 더 개방한다. 6년전 결성한 '오픈파워(OpenPOWER)재단' 컨소시엄 활동을 리눅스재단 산하 프로젝트로 이관하고, 이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인공지능(AI) 연산 성능을 높일 수 있는 소프트웨어(SW)와 하드웨어 설계 구성요소를 공개한다.
오픈파워재단은 IBM이 지난 2013년 8월 구글, 엔비디아, 멜라녹스, 타이안 등과 함께 설립한 민간 단체다. 당시 IBM은 파워 프로세서 기반의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시스템과 관련된 반도체설계자산(IP)을 다른 기업과 연구자에게 제공할 목적으로 오픈파워재단을 꾸렸다. 데이터센터 서버 시장에서 인텔 x86 프로세서의 확산에 대항해 파워 프로세서 생태계 입지를 부흥시키려는 목적에서였다.
현재 구글, IBM, 인스퍼, 야드로, 히타치, 레드햇, 위스트론, 브로드컴, 엔비디아, 랙스페이스, 램버스, SK하이닉스, ST마이크로, 수세, 자일링스 등이 오픈파워재단 회원사다. 그간 IBM은 기업과 학교 및 연구 조직 회원이 350곳 이상이 파워 프로세서 아키텍처 관련 기술 혁신에 참여하고 있으며 레드햇, 엔비디아, 멜라녹스와 협력해 미국 에너지부 서밋에 선보인 슈퍼컴퓨터 두 대를 공급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오픈파워재단이 지난 20일 미국 샌디에고 '오픈파워서밋' 행사장에서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IBM은 오픈소스 커뮤니티에 파워 명령어셋아키텍처(ISA)와 핵심 하드웨어 레퍼런스 설계 자료를 기부하기로 했다. 또 오픈파워재단은 향후 오픈BMC, 칩스얼라이언스, 오픈HPC 등 다른 오픈소스 프로젝트 조직처럼 리눅스재단 산하 조직으로 이관된다.
IBM이 오픈소스화하는 구성요소는 AI처럼 최근 주목받고 있는 분야의 연산 처리 성능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기술로 묘사됐다. IBM은 별도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오픈소스로 기여할 기술로 '파워 ISA 소프트코어' 구현체와 '오픈 코히어런스 액셀러레이터 프로세서 인터페이스(OpenCAPI)' 및 '오픈 메모리 인터페이스(OMI)'의 아키텍처 중립적인 레퍼런스 하드웨어 설계를 꼽았다.
IBM은 오픈CAPI와 OMI 기술은 프로세서와 연결되는 디바이스간의 메모리 대역폭을 극대화한다며, 이로써 AI의 성능 병목을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픈CAPI는 하드웨어 가속장치, 네트워크, 스토리지 컨트롤러와 스토리지급 메모리같은 고급 메모리를 지원하도록 지연시간이 짧은 코히어런트 연결을 지원하는 개방형 인터페이스 아키텍처다. OMI는 오픈CAPI의 서브셋으로 CPU와 시스템에 연결된 메모리 장치간에 아주 짧은 지연시간으로 큰 메모리 대역폭을 제공한다.
오픈CAPI 컨소시엄 회원사 마이크로칩테크놀로지는 IBM의 분리형 메모리 컨트롤러 분야 경험을 활용해 범용직렬메모리컨트롤러 SMC1000 8x25G 상용화를 발표했다. 이 장치는 IBM이 기여한 OMI 설계를 사용했는데, 마이크로칩테크놀로지는 이 신형 컨트롤러를 사용해 CPU와 다른 컴퓨팅 중심 디바이스가 같은 공간 안에서 네 배의 메모리채널을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리눅스재단 산하로 이관되는 오픈파워재단 프로젝트는 다른 오픈소스 프로젝트처럼 리눅스재단의 관리와 거버넌스 체계를 따르게 된다. IBM 측은 같은 보도자료에서 "IBM은 이 기술의 개방화 여정에서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오픈파워재단과 협력해 오픈파워를 리눅스재단 산하로 이관하기로 했다는 점과, 오픈파워가 리눅스재단의 개방형 거버넌스 원칙에 따라 일관되게 운영될 것이라는 점을 발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켄 킹 IBM 오픈파워 총괄 매니저는 "오늘 발표를 통해 IBM은 개방형 기술과 오픈소스를 통해 산업 전반의 혁신을 이끄는 중요한 단계를 밟았다"면서 "파워(POWER)는 하드웨어 기반부터 SW스택에 이르기까지, 완전히 개방된 시스템 스택을 갖춘 상업적으로 이용 가능한 유일한 아키텍처가 됐다"고 말했다.
2013년 오픈파워재단 체제에서 파워 CPU의 ISA 개방 수준은 제한적이었다. 다른 기업에 기술의 IP를 라이선스할 수 있었지만 비용을 요구했다. 리눅스재단 산하 오픈소스 프로젝트가 되는 파워 CPU 관련 기술은, 관련 특허를 포함해 로열티를 요구하지 않는다. 파워 ISA 소프트코어 구현체와 오픈CAPI 및 OMI 레퍼런스디자인을 외부에서 로열티 없이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짐 젬린 리눅스재단 총괄 디렉터는 "우리는 IBM이 2013년 파워 아키텍처 개방의 첫 걸음을 뗀 것에 기뻐했다"며 "리눅스재단 자체의 개방형 하드웨어 커뮤니티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오픈파워재단과의 협력을 통해 오픈파워 및 개방형 하드웨어 기술을 글로벌 사용자에게 지속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보도한 미국 테크리퍼블릭에 따르면 프로그래머블반도체(FPGA) 업체 자일링스가 오픈파워서밋 행사장에서 개념증명(PoC) 차원으로 파워 소프트코어 레퍼런스 구현체의 구동을 시연했다. 멘디 퍼마넥 오픈파워재단 회장은 "백지 상태에서 (레퍼런스 구현을) 기반으로 코어를 만들어내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알아보기 위한 사례 연구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며 "수개월간의 파트타임 연구를 통해 매우 빠르게 이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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