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OC에 대한 궁금증 5가지
2016년 01월 15일 (금)
ⓒ 블로터닷넷, 이지현 기자 jihyun@bloter.net
온라인 공개 강좌(Massive Open Online Course, MOOC)는 최근 대학에서 많이 주목받는 주제입니다. 올해 정부 주도 사업인 K-MOOC도 공식 출시됐기 때문에 한국의 MOOC 시장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아직 일반인에게 MOOC는 조금 생소한 개념인데요. 마침 1월14일 열린 ‘에듀테크 코리아 교육 박람회’에서 MOOC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는 세미나가 있었습니다. 김종범 서울대학교 평생교육원 수석팀장은 지금까지 10개 넘는 MOOC를 직접 수강하고 서울대 평생교육원에서 온라인 강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동안 MOOC 업계에서 회자되던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김종범 서울대학교 평생교육원 수석팀장
1. MOOC 수료율은 왜 낮을까?
MOOC 강의를 들으려면 짧으면 한 달, 길게는 6개월이란 시간을 투자해야 합니다. 이때 수업을 끝까지 들은 학생 비율 즉 ‘수료율’은 낮은 편입니다. 현재 대부분 MOOC 수업 수료율은 5-9% 정도입니다. 다시말해 MOOC 수강생 중 90% 이상은 수업은 끝까지 못 듣는다는 말이죠. 수업이 너무 어려워서일까요? 아니면 온라인 수업에 대한 기대가 낮아서일까요? 김종범 수석팀장은 낮은 수료율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먼저 강의 형태 때문입니다. 국내 대학에서도 사이버강의를 많이 볼 수 있는데요. 이런 수업에서는 대부분 동영상 강의를 끝까지 재생하면 수업을 잘 들었다고 판단합니다. 많은 학생이 수업 영상을 틀어놓고 딴짓을 하곤 했죠.
“MOOC는 단순히 강의 영상만 보는 게 아닙니다. 가상 실험도 하고 매주 기한에 맞춰 과제를 제출해야 하죠. 일반 온라인 강의를 기대하신 분들은 ‘왜 이렇게 해야 할 게 많아?’라고 생각하실 거예요. 이 과정에 많이 탈락합니다. 반대로 그만큼 해야 할 과제가 많기 때문에 끝까지 들으면 남는 게 많습니다. 또다른 이유로 MOOC 서비스 제공자와 수강생의 목표가 조금 다르다는 점을 꼽을 수 있습니다. 대학에서는 MOOC를 고등교육의 혁신으로 바라보고 기획합니다. 하지만 MOOC 수강생들은 기존 지식을 넓힐 평생교육의 하나로 MOOC를 찾아가죠. 수강생들이 새로운 지식을 배우러 왔는데 MOOC 제공업체들은 혁신만 말하려고 한다면 수강생들이 많이 떠날 수 있는 것이죠.”
▲사진: 김종범 서울대학교 평생교육원 수석팀장 발표 자료
▲사진: 김종범 서울대학교 평생교육원 수석팀장 발표 자료
2. 평생교육과 MOOC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MOOC가 부흥한 시점은 2012년 코세라, 에덱스, 유다시티같은 기업이 등장한 이후입니다. 하지만 그 전에도 한국에서는 다양한 온라인 강의를 접할 수 있었습니다. 사이버대학과 평생교육기관 등을 통해서 입니다. 김종범 수석팀장은 온라인 강의를 접근성과 학문의 깊이로 나눠 분류했습니다. 접근성이 높다는 것은 입학 정원이 제한돼 있지 않고, 수강 절차가 쉬우며, 가까운 거리에서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MOOC는 인원수 제한 없이 컴퓨터로 누구나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접근성이 높습니다. 또한 시민교양 프로그램이나 1회성 강의에 비해서는 깊은 내용은 다룹니다. 김종범 수석팀장은 “대학원 수업, 세미나같은 전문 교육을 원했던 학생이라면 MOOC가 쉬워보일 수 있다”라며 “반대로 시민교양처럼 가벼운 강의를 원했던 사람이라면 MOOC가 조금 어려울 수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사진: 김종범 서울대학교 평생교육원 수석팀장 발표 자료
3. ‘열린 교육 공동체’라는 게 무엇인가요?
MOOC 학습자는 종종 ‘열린 교육 공동체’이라고 부릅니다. 열린 교육 공동체란 정확히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한 교수님이 사회학에 대한 이론을 설명한다고 예를 들어봅니다. 학생이 ‘여기서는 이렇게 생각할 수 있는 거 아닐까요?’라고 묻는다면 어떨까요? 잠시 토론을 할 수 있겠지만 수업 내용에는 반영이 되지 않습니다. 어떤 교수님은 학생의 의견이 불편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MOOC에서는 지난 학기 때 함께한 이야기가 적극적으로 수업 과정에서 반영되기도 합니다. MOOC 강의 중 인기있는 것은 수십만명이 동시에 수강합니다. 전세계의 좋은 아이디어가 계속 제공되고 그 내용은 외부로 공개되기 때문에 교수는 수강생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고려합니다. 김종범 수석팀장은 “지식의 생태계는 더 이상 위에서 아래로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식으로 구성되지 않는다”라며 “내가 직접 들은 파이썬 MOOC 수업도 수료증을 받고 난 뒤 3개월 후 과목 내용이 일부 변경돼 있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김종범 팀장은 열린 교육 형태로 MOOC를 진행하려면 4가지 과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일단 강의 제작 과정이 짧아야 하고 제작 비용도 줄여야 한다고 하네요. 지식을 모으고 재상산할 수 있는 공간도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때 영상 외에 문서나 오디오 파일을 무시하지 말라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문서나 오디오 파일로 강의를 제공하면 수정하기 훨씬 더 쉽습니다. 김종범 팀장은 “처음부터 외주 영상업체를 부르거나 외부 스튜디오에서 MOOC 강의를 촬영할 필요는 없다”라며 “교수님 강의실에서 촬영해도 소리민 제대로 녹음할 수 있으면 좋은 MOOC 강의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사진: 김종범 서울대학교 평생교육원 수석팀장 발표 자료
▲사진: 김종범 서울대학교 평생교육원 수석팀장 발표 자료
4. MOOC를 들으려면 어느정도의 영어 실력이 필요할까?
코세라, 에덱스, 유다시티 강의를 보면 전부 영어 콘텐츠입니다. 한글 자막을 지원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죠. 여기다 영어 에세이를 쓰거나 영어로 토론에 참여해야 합니다. 학생들은 영어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MOOC를 포기하곤 합니다. 김종범 수석팀장은 “MOOC를 듣는 학생 중 절반은 비영어권 학생들이다”라며 “MOOC 업체들도 비영어권을 생각하고 강의를 제작하므로 영어 자막을 보면서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그는 “다른 나라 학생들이 제출한 에세이를 봐도 사투리, 엉터리 영어를 쓰는 경우를 꽤 많이 볼 수 있다”라며 “영어에 대한 부담감을 조금 내려놓으라”라고 조언했습니다.
5. 2016년 MOOC 트렌드는?
김종범 수석팀장은 2016년 나타날 MOOC 트렌드를 3가지로 요약했습니다. 먼저 학습관리시스템(Learning Management System, LMS) 기술의 발전입니다. 동영상 관리, 학생 등록, 출결 관리 등을 하는 시스템을 LMS라고 부릅니다. 오픈소스 LMS 무들, 오픈 에덱스나 블랙보드 기술 등이 많이 사용되고 있는데요. 김종범 수석팀장은 “과거에 해외 LMS는 너무 단순하거나 복잡하다는 평가가 많았다”라며 “최근에는 기능과 디자인이 자주 업데이트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로 셀프 페이스(Self-Paced) 강의가 점점 늘어난다고 합니다. 과거 MOOC 강의는 시작과 종료 시점이 명확했습니다. 시기를 놓치면 강의를 포기해야 했죠. 셀프 페이스 강의에선 수강생은 언제든지 수업을 등록할 수 있고 과제 제출 시점도 사용자마다 다릅니다. 김종범 수석팀장은 “사용자들이 어떤 시점에서 무슨 행동을 하는지 알아야 셀프 페이스 강의를 만들 수 있다”라며 “이전에는 셀프 페이스 강의를 만드는 게 어려웠지만 이제 많은 업체가 운영 경력이 쌓이면서 셀프 페이스 강의를 더 많이 내놓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여러 강의를 묶는 기획강의나 학점 연계 과목이 점점 늘어날 것이라고 합니다. 수료증 수익을 올리고 사용자를 계속 유인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사진: 김종범 서울대학교 평생교육원 수석팀장 발표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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