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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SW 소식

2017년 6월 14일 (수)

ⓒ CIO Korea, Steven Titch | Computerworld



지적 재산권 관련 정책에서 정부와 IT 기업이 한목소리를 내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그러나 이 어려운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 적어도 퀄컴(Qualcomm)의 특허 라이선스에 대한 대응에서는 양측이 공통의 인식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Credit: Getty Images Bank


정부 규제기관의 감시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퀄컴은 미국 연방법원에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제기한 반독점 소송을 기각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앞서 FTC는 퀄컴이 무선 기기 관련 표준필수특허(SEP) 부분의 시장 지배력을 이용해 경쟁을 저해하고 있다며 퀄컴을 제소한 바 있다. 퀄컴의 기각 요청에 대한 법원 심리는 오는 6월 15일에 열릴 예정이다.

퀄컴의 소송 기각 요청에 IT 업계가 본격적으로 반발하고 있다. 다양한 IT 업체가 법정 참고인 진술서를 통해 퀄컴의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 지난 수년간 퀄컴은 경쟁사를 괴롭히고 라이선스를 남용해 무선 업계에서 상당한 이익을 취했고, 이제 업계 내에서 우군을 거의 찾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한국과 대만, 중국, 유럽연합은 이미 특허권 남용, 경쟁 제한 등의 이유로 퀄컴에 과징금을 부과했다.

논란의 중심에는 SEP가 있다. 일반적으로 SEP는 전 세계적인 표준 혹은 특정 지역 표준의 일부를 이루는 핵심 요소다. TV가 신호를 영상으로 바꾸는 방법 같은 것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특허는 가진 업체는 프랜드(FRAND, 공정하고, 합리적이고, 비차별적인) 조건에 따라 모든 제조사에서 라이선스를 제공해야 한다.

그러나 미국의 법원과 규제 당국, 그리고 세계 여러 정부는 퀄컴이 반복적으로 이 프랜드 합의를 어긴 것으로 보고 있다. 단적인 예가, 이번 FTC 소송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이른바 '라이선스 없이 칩도 없다(no license, no chips)' 관행이다. 퀄컴의 무선 기기용 칩셋을 구매하지 않으면 특허 라이선스를 제공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퀄컴은 라이선스로 기기당 소매가격의 5%를 요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600달러짜리 스마트폰이라면 1대당 30달러에 달한다. 일반적인 SEP 라이선스가 소매가의 0.5% 이하인 것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것이다.

만약 이러한 상황을 버려두면 퀄컴의 반 경쟁 관행이 전체 표준 수립 생태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는 곧 소비자는 더 비싸게 기기를 사야 하고, 기기 간 호환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 세계 공통 와이파이 표준을 사용하지 않으면 TV와 컴퓨터, 태블릿은 물론 아마존 에코 같은 스마트 스피커도 별도의 무선 라우터가 필요할 수 있다. 이와 관련된 기술 혁신이 정체될 가능성도 크다.

자의든 타의든 일단 특정 기술이 표준이 되면 해당 업체는 이는 프랜드 조건에 따라 라이선스해야 한다. 이러한 관행은 지난 수년간 업계 자율 규제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혀왔다. 그러나 퀄컴은 이처럼 확립된 법과 제도를 지속적으로 무시했고 결국 규제 당국의 개입으로 이어지고 말았다.

FTC 소송이 중요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 소송은 퀄컴의 행동을 바로잡는 데 도움이 될 것이고 특히 미국 정부가 프랜드 시스템과 전 세계적인 기술 혁신을 지지하고 있다는 신호를 줄 수 있다.

중소기업 수만 개를 대변하는 앱 어소시에이션(App Association)은 FTC의 입장을 지지하는 법정 참고인 진술서를 통해 "프랜드 조건에 대한 공공의 관심 만이 이 조건에 따른 라이선스 의무를 거부하는 기업의 행동을 바로잡을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연방 법원이 퀄컴의 소송 기각 요구를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곳은 앱 어소시에이션 만이 아니다. 이런 주장이 난무하는 것은 다른 소송에서도 흔히 볼 수 있지만 소송 초기 단계에서 법정 참고인들이 이처럼 강력하게 주장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퀄컴의 그간 행보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어땠는지 많은 것을 시시한다는 분석이다.

인텔 역시 법정 참고인 진술서를 통해 "퀄컴은 너무 오랫동안 무선 기기 업체가 자사에 더 유리한 비 퀄컴 칩을 사용하는 것을 방해해 왔다. 이러한 반 경쟁 행위는 시장 내 가격 결정을 왜곡했고, 이는 기기 제조업체와 경쟁 칩셋 업체, 일반 소비자 모두에게 경제적인 피해를 줬다"고 지적했다.

이 부분에 있어 퀄컴의 방어 논리는 약하다. 이번 소송에서도 주요 고발 사실에 대해서는 반박하지 않았다. 퀄컴은 무선 기기가 보급되던 초기부터 5%의 사용료를 부과해 왔는데 이것이 현재까지 계속되는 것에 대해 논란이 거세다. 현재는 무선 기기가 음성 커뮤니케이션 전용기기를 넘어 계속 발전하고 있으므로 현실을 무시한 과도한 사용료라는 지적이다.

또한, FTC는 브로드컴, 마벨, 프리스케일, 엔비디아 같은 경쟁업체가 퀄컴의 시장 전략 때문에 무선 칩 시장에서 부당하게 밀려났다고 주장한다. 퀄컴의 권리 남용 때문에 시장에 자리를 잡지 못한 잠재적 경쟁사는 이보다 더 많다. 결국, FTC의 소송은 정당하며 이 소송은 반드시 계속 진행돼야 한다. 법원은 퀄컴의 기각 요청을 즉각 거부해야 한다. 그동안의 권리 남용에 대해 이제 퀄컴에 그 책임을 물을 때가 됐다.

*Steven Titch는 통신과 인터넷, IT 부문의 전문성을 가진 독립 애널리스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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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출처 : http://www.ciokorea.com/news/344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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