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술 자체보다 용도 고민이 더 중요해져
2017년 2월 9일 (목)
ⓒ 지디넷코리아, 손경호 기자
구글 엔지니어 "인프라는 충분…뭘 만드냐가 관건"
국내외 IT 소식에서 인공지능(AI)은 단골소재가 됐다. 여기에 머신러닝, 딥러닝이라는 생소한 용어까지 등장하더니 앞으로 수백만개 일자리를 빼았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그렇다면 AI는 영화 터미네이터, 매트릭스에서처럼 인간을 넘어서는 어떤 새로운 존재가 되서 인간을 위협하게 될까? 전문가들은 아직 그 수준까지 기술이 발전하려면 100년 이상은 걸린다고 말한다.
9일 서울 삼성동 오토웨이타워에서 진행된 구글AI포럼에서 구글코리아 엔지니어링팀 테크리더를 맡고 있는 박영찬 엔지니어는 "AI가 사람처럼 생각하고 대화를 나누게 되는 모습은 훨씬 더 큰 꿈에 대한 얘기를 하는 것"라며 "지금 시점에서 보다 중요한 것은 인간의 상상력"이라고 강조했다.
박영찬 엔지니어는 머신러닝에 인공신경망을 도입해 여러 층을 거쳐서 기계가 고양이과 개 사진을 구분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왜 AI를 구현하기 위해 인간의 상상력이 중요하다고 말한 것일까?
먼저 AI를 둘러싼 기술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박영찬 엔지니어는 AI를 크게 3가지로 구분했다. 먼저 가장 넓은 의미로 쓰이고 있는 AI라는 말은 사람처럼 생각하고 얘기하는 말 그대로 인공지능을 뜻한다. 보다 의미를 좁혀 바둑을 한다던가 이미지를 분간해내거나 번역을 하는 등 특정한 업무를 수행하는 AI는 '머신 인텔리전스'라는 말이 더 정확하다. 이렇게 특정 영역에서 자동화된 업무를 수행하는데 사용되는 도구가 바로 머신러닝이다. 머신러닝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빨라진 네트워크, 컴퓨팅 성능, 값싼 데이터저장장치와 만나 30년~50년 전에 비해 비약적으로 발전해 최근 알파고와 같은 의미있는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발전을 이끈 또 다른 기술은 인공신경망이다. 이 기술은 머신러닝으로 기계를 학습시키기 위해 사람의 뇌가 학습하고 반응하는 방식을 따라한 것이다. 박영찬 엔지니어는 머신러닝에서 말하는 인공신경망을 두고 "인풋 레이어와 아웃풋 레이어 사이에 수많은 히든 레이어를 두고 학습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공지능이라는 큰 개념 아래 각 분야별로 자동화된 업무를 수행하는 머신인텔리전스가 위치한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사용되는 도구가 머신러닝이다.
사람의 뇌는 뉴런이라는 신경세포로 이뤄진 촘촘한 네트워크를 통해 어떤 행동을 할지를 결정한다. 이 네트워크에 여러가지 자극을 주면 이들을 종합해 어떤 반응을 내놓는 식이다. 머신러닝도 특정한 데이터를 입력하면 사람의 뇌처럼 수많은 숨겨진 신경망(히든 레이어)을 거쳐 최종적인 결론을 내놓는다.
예를들어 머신러닝을 통해 기계가 고양이 사진을 분간해 내기 위해서는 수많은 고양이 혹은 다른 동물의 사진을 입력한 뒤 해당 사진이 고양이가 맞는지를 알려주는 과정을 반복한다. 그동안 인공신경망 네트워크는 시행착오를 거쳐 고양이를 구분할 수 있게 된다. 이를 두고 '딥러닝'이라 부른다.
이미지 인식, 음성인식, 스팸메일 차단 여러 분야에 머신러닝 기술을 적용하고 있는 구글은 특히 지난해 9월 번역 분야에 '구글 신경망 기계번역(GNMT)'을 적용하면서 번역오류를 기존 방식 대비 55%~85%나 줄였다고 말한다.
박영찬 엔지니어에 따르면 최근 컴퓨터는 아폴로 우주선을 달에 보낸 컴퓨터보다 훨씬 성능이 좋고, 하드디스크, SSD 등 데이터저장장치도 굉장히 싸졌으며, 여러 곳에서 새로운 딥러닝 모델에 대한 연구가 성과를 거뒀다. 알파고나 최근 프로 포커 선수들을 이긴 카네기멜론대 연구팀의 AI '리브라투스'와 같이 그동안 이뤄내지 못했던 성과를 낸 것은 모두 이러한 기술발달의 힘이 컸다.
그는 "결국에는 더 많은 데이터를 집어넣고, 더 정교한 딥러닝 모델을 쓰고, 더 좋은 컴퓨터 성능을 갖추고 있으면 머신러닝을 통해 원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시기가 됐다"며 "결국 중요한 것은 인간의 창의력 혹은 상상력"이라고 말했다.
머신러닝을 위한 기술은 이미 마련돼 있는 만큼 이를 통해 뭘 할 수 있는지를 인간이 직접 실험해보고 구현해내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설명이다.
구글은 2011년 구글브레인이라는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머신러닝을 수행할 수 있는 '텐서플로'라는 프레임워크를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누구나 아이디어만 있다면 레고블럭을 조립하듯이 머신러닝을 활용해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 낼 수 있게 됐다.
그는 머신러닝을 7시간 반죽을 만들어 놓고 나중에 1시간 동안 빵을 만드는 작업에 비유했다. 여기서 머신러닝은 반죽을 만드는 번거로운 과정을 도와 사람이 상상력을 발휘해 더 맛있는 빵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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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출처 : https://www.zdnet.co.kr/news/news_view.asp?artice_id=20170209134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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