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미국과 일본 자동차 업체의 차이: 위협에 대한 진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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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글 작성 시각 2017-02-01 06:08:47
2017년 1월 31일 (화)
ⓒ CIO Korea, Rob Enderle | CIO
필자는 최근 리눅스(Linux) 기반 오픈 소스 플랫폼 'AGL(Automotive Grade Linux)'의 댄 카우치를 만났다. 그는 상당히 많은 자동차 업체가 어떻게 단체로 AGL에 참여했는지 들려줬다. 그것이 자동차 업계가 시대의 변화에 적응하는 유일한 방법이라면 그렇게 해야 한다. 일본의 자동차 업체는 흥미를 갖고 열심히 참여하고 있으며 일부 유럽 업체도 참여하고 있다. 반면 미국 업체는 아무도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업체의 생각과 상관 없이 자동차 산업은 IT 산업이 되고 있다. 실제로 주요 IT 기업 대부분은 자율 주행, 차량 내 엔터테인먼트, 동력 솔루션 분야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테슬라는 가장 성공한 자동차 업체 중 하나이다. 내년에나 출시될 차량을 수 십만 대나 사전 주문 받아 기존 자동차 업계에 충격을 안겼다.
우리의 이동수단이 말과 마차에서 자동차로 바뀔 때도 이런 변화를 원치 않는 업체의 반발이 상당했다. 현재의 대형 자동차 업체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들은 미래를 예측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아직 생각할 시간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나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자동차 업체의 수가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높고, 상황이 바뀌지 않으면 미국이 자동차 산업에서 퇴출당할 수도 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미국 자동차 기업은 민첩하지 못하다
테슬라를 제외하고 미국 자동차 기업은 역사적으로 민첩하지 못했다. 가장 큰 경종은 일본 자동차가 그 어느 때보다도 큰 성공을 거두었던 1970년대에 울렸다. 당시 GM은 베가(Vega)를 출시하고 포드는 핀토(Pinto)를 출시했지만 둘 다 '쓰레기'였다. 미국 자동차 기업이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입증했을 뿐이다.
지난 10년 동안 원유 가격을 통제할 수 없게 되고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 브랜드를 매각하거나 폐쇄하면서 이를 다시금 상기하게 됐다. 크라이슬러는 메르세데스(Mercedes)와 피아트(Fiat)에 차례로 매각됐다. 소유권이 미국에서 독일과 이탈리아로 넘어가면서 특히 문화적인 차이 때문에 엄청난 고통이 따랐다.
이후 등장한 것이 테슬라이다. GM이 당시 큰 인기를 얻었던 최초의 상용 전기 자동차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이미 때를 놓치고 말았다. 이에 대한 기존 업체의 방어 전략은 제품 경쟁이 아니었다. 정치적으로 테슬라 매장이 늘어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 고작이었다. 그러나 정치 권력이 결국 바뀐다는 것을 고려하면 장기적으로는 좋은 전략이 아니었다.
테슬라 vs. 포드와 GM
테슬라는 기본적으로 바퀴 달린 컴퓨터를 판매하기 때문에 포드, GM 같은 자동차 업체보다는 IT 업체에 더 가깝다. 이것은 한계이기도 하다. 테슬라는 시장 학습 문제가 있었고 솔직히 말해 필자가 테슬라 X를 운전해 보았지만 정말 별로였다. 물론 차량은 개선되고 있고, 테슬라 S는 꽤 괜찮은 제품 중 하나이다.
테슬라의 차별점은 단순히 전기 자동차라는 점만이 아니다. 모듈식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고 완전한 연결성을 제공한다. 즉, 커넥티드 차량의 단점 중 하나인 보안 위협을 막는 데 필수적인 '신속한 패치'가 가능하다. 또한 차량을 판매한 후에 버그를 해결할 수 있고 가장 안전한 차량으로 인정 받고 있다. 지금도 자동차 안전 테스트에서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기존 업체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예를 들어 픽업 트럭의 경우 포드가 판매를 선도하는 상황에서 전기 트럭을 먼저 선보이는 것도 방법이다. 아이러니하게도 픽업 트럭 사용 방식을 생각하면 전기 차량이 더 적합해 보인다. 전기 자동차는 장거리 이동에 약점이 있지만 처음부터 100% 토크를 발휘한다. 픽업 트럭에 딱 맞는 조건이다. 비포장도로를 달리는 경우 전기 모터가 더 신속하게 반응하며 언덕도 더 쉽게 오를 수 있다.
다행히도 픽업 트럭 운전자는 그다지 IT 친화적이지 않아 테슬라 픽업 트럭은 최근까지 고전하고 있다. 그러나 포드 역시 더 나아가지 않으면 상황이 그리 유리한 것만은 아니다. 테슬라가 기존 시장을 더 잘 이해하는 새로운 디자이너를 프로젝트에 투입한다면 상황이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테슬라의 또 다른 차별점은 차량을 재정비해 판매하는 능력이다. 이를 통해 잠재적으로 중고차 시장에서 선전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현재 미국 자동차 업체는 기본적으로 초기에 차량이 판매된 후에는 중고차 시장을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일부 부품 수익을 올리고 있지만 업체의 주요 수익 순환 고리에서는 벗어나 있다. 반면 테슬라는 지속적으로 개입하고 있다. 일단 완전한 지원 체계를 갖추면 전통적인 경쟁자보다 더 큰 수익을 낼 것으로 보인다. 즉 테슬라의 자동차만 보는 사람은 큰 그림을 보지 못하는 것이다. 테슬라는 자동차 산업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다.
변화하지 않는 기업은 죽는다
AGL의 카우치와 대화할 때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일본 자동차 업체가 새로운 세상을 얼마나 공격적으로 준비하고 있는지 그리고 미국과 대부분의 유럽 업체가 다가올 변화에 얼마나 느리게 적응하고 있는지 였다. 심지어 급부상하는 타타(Tata)도 미래를 예측하기 보다는 현재에 집착하는 것 같다.
결국 움직이는 컴퓨터이자 인간 수송 드론이 될 미래의 자율 주행 자동차 혁신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업체가 너무나 많다. 변화가 없다면 미국 자동차 업체의 종말을 목격할 것이고 포드와 GM을 역사책으로만 보거나 크라이슬러처럼 해외 기업에 팔릴 수도 있다. 이쯤되면 새로운 변화에 대응하고 IBM을 1세기 이상 존속시킨 토마스 왓슨 주니어의 말을 다시 되새겨볼만 하다.
"어떤 기업이든 살아남아 성공하려면 모든 정책과 조치의 기반이 되는 일련의 원칙을 가져야 한다. 그 다음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런 원칙을 성실히 이행하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시간이 더 지나 세계의 변화에 직면하면 기존 원칙을 제외하고 자신의 모든 것을 바꿀 준비를 해야 한다."
어떤 산업이든 직면할 수 있는 가장 큰 위험은 스스로 변화할 수 없는 '무능'이다. 변화하지 않으면 다음 기술 물결이 가라 앉을 때 자동차 기업의 수는 크게 줄어들 것이다. 모두가 위협에 처해 있지만 일본 만이 국가적으로 이를 진지하게 받아 들이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 Rob Enderle은 엔덜 그룹(Enderle Group)의 대표이자 수석 애널리스트다. 그는 포레스터리서치와 기가인포메이션그룹(Giga Information Group)의 선임 연구원이었으며 그전에는 IBM에서 내부 감사, 경쟁력 분석, 마케팅, 재무, 보안 등의 업무를 맡았다. 현재는 신기술, 보안, 리눅스 등에 대해 전문 기고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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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업체의 생각과 상관 없이 자동차 산업은 IT 산업이 되고 있다. 실제로 주요 IT 기업 대부분은 자율 주행, 차량 내 엔터테인먼트, 동력 솔루션 분야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테슬라는 가장 성공한 자동차 업체 중 하나이다. 내년에나 출시될 차량을 수 십만 대나 사전 주문 받아 기존 자동차 업계에 충격을 안겼다.
우리의 이동수단이 말과 마차에서 자동차로 바뀔 때도 이런 변화를 원치 않는 업체의 반발이 상당했다. 현재의 대형 자동차 업체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들은 미래를 예측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아직 생각할 시간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나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자동차 업체의 수가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높고, 상황이 바뀌지 않으면 미국이 자동차 산업에서 퇴출당할 수도 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미국 자동차 기업은 민첩하지 못하다
테슬라를 제외하고 미국 자동차 기업은 역사적으로 민첩하지 못했다. 가장 큰 경종은 일본 자동차가 그 어느 때보다도 큰 성공을 거두었던 1970년대에 울렸다. 당시 GM은 베가(Vega)를 출시하고 포드는 핀토(Pinto)를 출시했지만 둘 다 '쓰레기'였다. 미국 자동차 기업이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입증했을 뿐이다.
지난 10년 동안 원유 가격을 통제할 수 없게 되고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 브랜드를 매각하거나 폐쇄하면서 이를 다시금 상기하게 됐다. 크라이슬러는 메르세데스(Mercedes)와 피아트(Fiat)에 차례로 매각됐다. 소유권이 미국에서 독일과 이탈리아로 넘어가면서 특히 문화적인 차이 때문에 엄청난 고통이 따랐다.
이후 등장한 것이 테슬라이다. GM이 당시 큰 인기를 얻었던 최초의 상용 전기 자동차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이미 때를 놓치고 말았다. 이에 대한 기존 업체의 방어 전략은 제품 경쟁이 아니었다. 정치적으로 테슬라 매장이 늘어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 고작이었다. 그러나 정치 권력이 결국 바뀐다는 것을 고려하면 장기적으로는 좋은 전략이 아니었다.
테슬라 vs. 포드와 GM
테슬라는 기본적으로 바퀴 달린 컴퓨터를 판매하기 때문에 포드, GM 같은 자동차 업체보다는 IT 업체에 더 가깝다. 이것은 한계이기도 하다. 테슬라는 시장 학습 문제가 있었고 솔직히 말해 필자가 테슬라 X를 운전해 보았지만 정말 별로였다. 물론 차량은 개선되고 있고, 테슬라 S는 꽤 괜찮은 제품 중 하나이다.
테슬라의 차별점은 단순히 전기 자동차라는 점만이 아니다. 모듈식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고 완전한 연결성을 제공한다. 즉, 커넥티드 차량의 단점 중 하나인 보안 위협을 막는 데 필수적인 '신속한 패치'가 가능하다. 또한 차량을 판매한 후에 버그를 해결할 수 있고 가장 안전한 차량으로 인정 받고 있다. 지금도 자동차 안전 테스트에서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기존 업체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예를 들어 픽업 트럭의 경우 포드가 판매를 선도하는 상황에서 전기 트럭을 먼저 선보이는 것도 방법이다. 아이러니하게도 픽업 트럭 사용 방식을 생각하면 전기 차량이 더 적합해 보인다. 전기 자동차는 장거리 이동에 약점이 있지만 처음부터 100% 토크를 발휘한다. 픽업 트럭에 딱 맞는 조건이다. 비포장도로를 달리는 경우 전기 모터가 더 신속하게 반응하며 언덕도 더 쉽게 오를 수 있다.
다행히도 픽업 트럭 운전자는 그다지 IT 친화적이지 않아 테슬라 픽업 트럭은 최근까지 고전하고 있다. 그러나 포드 역시 더 나아가지 않으면 상황이 그리 유리한 것만은 아니다. 테슬라가 기존 시장을 더 잘 이해하는 새로운 디자이너를 프로젝트에 투입한다면 상황이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테슬라의 또 다른 차별점은 차량을 재정비해 판매하는 능력이다. 이를 통해 잠재적으로 중고차 시장에서 선전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현재 미국 자동차 업체는 기본적으로 초기에 차량이 판매된 후에는 중고차 시장을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일부 부품 수익을 올리고 있지만 업체의 주요 수익 순환 고리에서는 벗어나 있다. 반면 테슬라는 지속적으로 개입하고 있다. 일단 완전한 지원 체계를 갖추면 전통적인 경쟁자보다 더 큰 수익을 낼 것으로 보인다. 즉 테슬라의 자동차만 보는 사람은 큰 그림을 보지 못하는 것이다. 테슬라는 자동차 산업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다.
변화하지 않는 기업은 죽는다
AGL의 카우치와 대화할 때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일본 자동차 업체가 새로운 세상을 얼마나 공격적으로 준비하고 있는지 그리고 미국과 대부분의 유럽 업체가 다가올 변화에 얼마나 느리게 적응하고 있는지 였다. 심지어 급부상하는 타타(Tata)도 미래를 예측하기 보다는 현재에 집착하는 것 같다.
결국 움직이는 컴퓨터이자 인간 수송 드론이 될 미래의 자율 주행 자동차 혁신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업체가 너무나 많다. 변화가 없다면 미국 자동차 업체의 종말을 목격할 것이고 포드와 GM을 역사책으로만 보거나 크라이슬러처럼 해외 기업에 팔릴 수도 있다. 이쯤되면 새로운 변화에 대응하고 IBM을 1세기 이상 존속시킨 토마스 왓슨 주니어의 말을 다시 되새겨볼만 하다.
"어떤 기업이든 살아남아 성공하려면 모든 정책과 조치의 기반이 되는 일련의 원칙을 가져야 한다. 그 다음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런 원칙을 성실히 이행하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시간이 더 지나 세계의 변화에 직면하면 기존 원칙을 제외하고 자신의 모든 것을 바꿀 준비를 해야 한다."
어떤 산업이든 직면할 수 있는 가장 큰 위험은 스스로 변화할 수 없는 '무능'이다. 변화하지 않으면 다음 기술 물결이 가라 앉을 때 자동차 기업의 수는 크게 줄어들 것이다. 모두가 위협에 처해 있지만 일본 만이 국가적으로 이를 진지하게 받아 들이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 Rob Enderle은 엔덜 그룹(Enderle Group)의 대표이자 수석 애널리스트다. 그는 포레스터리서치와 기가인포메이션그룹(Giga Information Group)의 선임 연구원이었으며 그전에는 IBM에서 내부 감사, 경쟁력 분석, 마케팅, 재무, 보안 등의 업무를 맡았다. 현재는 신기술, 보안, 리눅스 등에 대해 전문 기고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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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출처 : http://www.ciokorea.com/column/328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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