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적 투자는 옛말, IT신기술 도입에 적극 나선 금융권
2012년 03월 11일 (일)
- 출처 : http://www.ddaily.co.kr
ⓒ 디지털데일리, 이상일 기자 2401@ddaily.co.kr
금융권의 IT투자는 전통적으로 보수적으로 진행됐다. 여기서 보수적이란 말은 검증되지 않은 기술에 대해 유보적인 태도를 취해왔다는 의미다.
사실 금융권만큼 검증되지 않은 기술에 대해 도입을 꺼리는 곳은 흔치않다. 매년 수천억원의 IT예산을 투입하며 국내 IT투자 시장의 큰손으로 군림하지만 이미 썼던 기술, 구축사례가 확보된 기술에 대해서만 집중해 왔다.
이는 돈이 오고가는 금융권 특유의 조심성때문이기도 하다. 검증되지 않은 기술을 도입해서 벌어질 수 있는 리스크가 아무래도 일반 기업보다는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금융권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그동안 꺼려왔던 신기술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금융권의 IT역량이 강화되면서 기술에 대한 검증능력이 향상되고 기술 역시 예전과 달리 실체를 동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KRX)는 국내 자본시장 매매체결의 허브인 차세대시스템 ‘엑스추어플러스(Exture+)’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주목되는 것은 새로운 시스템에 금융권에서 그동안 외면해왔던 x86기반의 주전산시스템과 리눅스 운영체제를 탑재한다는 점이다.
x86서버는 금융권에서도 비핵심 업무에 적용되고 있다. 최근 가상화 시스템으로 인해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지만 아직 금융권 핵심업무에 x86을 적용하는 것은 금융권의 인식을 고려할 때 당분간은 어려울 것으로 점쳐져왔다.
하지만 KRX가 x86에 리눅스를 운영체제로 얹는 새로운 시스템 개발에 나서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속도와 안정성이 핵심인 자본시장 거래에 있어서 x86과 리눅스 조합이 성공을 거둘 경우 증권 및 선물 시스템 구축에 있어서 새로운 조류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미 해외에서는 자본시장 거래 허브에 x86과 리눅스 조합이 대세인만큼 체계적인 시스템 개발이 이뤄진다면 크게 어렵지 않다는 것이 안팎의 시선이다.
특히 복잡하기로 따진다면 은행의 시스템보다도 더 난해하다는 증권 매매시스템에 x86과 리눅스 조합이 성공을 거둔다면 금융권 전체에 미치는 파장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주전산시스템과 운영체제의 혁신은 지난 2009년 제일저축은행의 차세대시스템을 시작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제일저축은행은 2009년 차세대시스템 구축에 나서면서 주전산시스템은 블레이드 서버로 구축하고 리눅스(Linux) OS를 탑재키로 해 업계의 관심을 받은 바 있다.
2010년 5월 3일 가동 예정이었던 제일저축은행 시스템은 주전산시스템 환경을 블레이드 서버(이제네라)기반에 리눅스 OS를 탑재하고, 주사업자였던 누리솔루션이 독자 개발한 자바 프레임워크를 적용해 시스템을 구축했다.
그러나 오픈 과정에서 제일저축은행과 마찰이 생겼고 이후 KB금융그룹이 제일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결국 새로운 도전으로 주목받았던 제일저축은행 시스템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하지만 제일저축은행의 시스템이 개발 완성도에 따른 문제가 아니라 대금결제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 만큼 시스템 구축 자체는 성공적이었다는 안팎의 평가다. 제일저축은행의 시스템이 오픈해 운영됐다면 금융권에 새로운 구축 사례로 남았을 것이란 아쉬움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한편 은행 계정계에 자바를 도입하려는 제일저축은행의 시도는 이후에도 꾸준히 시도되고 있다.
최근 전북은행은 현재 구축하고 있는 차세대시스템 프레임워크로 ‘자바(JAVA)’를 도입키로 했다. 일부 은행에서 특정 업무에 자바를 적용한 적은 있지만 계정계 시스템을 자바로 구성하는 것은 전북은행이 최초다.
물론 증권업계에서는 자바 사용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009년 차세대시스템을 오픈한 대신증권이 주문체결 부분을 제외하고 모든 영역을 자바로 개발한 이후 한국투자증권, 동양증권 등이 C언어외에 자바를 적용해 업무시스템을 개발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을 도입했다.
전북은행은 자바에 대한 운영과 구축 기술이 대거 확보된 만큼 시스템 구축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자바에 대한 증권사들의 운영과 해외사례를 충분히 찾아볼 수 있는 만큼 기술적으로 장벽은 없다는 판단이다.
시중은행들이 아직은 시기상조로 여겨왔던 클라우드 컴퓨팅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KB국민은행이 KT의 클라우스 서비스를 이용해 일부 e비즈니스 관련 업무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적용한 것.
KB국민은행은 SSO(Single sign-on) 기능을 적용해 ‘KB스타뱅킹’, ‘KB스타플러스’, ‘모바일웹(m.kbstar.com)’ 이용고객들이 로그인 한번으로 모든 금융거래를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선보였다.
‘KB스타플러스’의 포켓북 이용고객들은 예금잔액이나 카드승인내역을 조회해 원하는 항목을 가계부에 자동입력 할 수 있으며, 문자메시지를 검색해 입출금통지내역과 카드승인내역을 가계부로 가져올 수 있다.
또 가계부 작성내용을 암호화해 KB국민은행의 클라우드 기반 서버에 백업하는 기능이 추가돼 스마트폰을 분실했거나 교체하는 고객이 과거내역을 다운로드해 가계부를 계속 작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e뱅킹 부분의 혁신은 사용자 환경을 자동으로 인지해 서비스를 제공하는데까지 발전하고 있다.
대구은행은 현재 구축하고 있는 인터넷 뱅킹 시스템에 이용자의 상태에 따라 인터넷 뱅킹 서비스가 대응하는 지능화된 인터넷 뱅킹 시스템을 구현한다는 전략이다.
대구은행 정영만 부행장은 “사용자의 PC OS(운영체제)를 인터넷 뱅킹 시스템이 자동으로 인지해 원활한 뱅킹 서비스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기술적으로 가능하다고 보고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즉, 윈도 운영체제나 맥OS, 기타 다양한 운영체제에서 인터넷 뱅킹을 이용할 때 고객이 별도의 인터넷 뱅킹 사이트를 찾아가야 하는 불편함을 해소하겠다는 것.
이처럼 금융권에서 그동안 도입을 꺼려하던 새로운 기술에 대한 검토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국내 IT투자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금융권에서 새로운 IT기술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은 분명히 좋은 신호다.
다만 이런 새로운 기술 도입에 있어 국내 업체들도 발빠르게 움직일 필요가 있어 보인다. 금융권이라는 대규모 구축사례를 확보한다면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 진출에 있어서도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도 국내업체들과 상생을 통해 독자적이지만 세계에서도 통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접목에 힘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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