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SW 덕분에 강소 SW기업으로 우뚝"
2018년 12월 09일
ⓒ 지디넷코리아, 방은주 기자 / ejbang@zdnet.co.kr
서울 강남역 인근에 위치한 하이퍼커넥트(대표 안상일)는 2014년 설립된 글로벌 영상 기술 기업이다. 직원 세 명으로 시작, 불과 4년 만에 직원 200명에 매출 1000억 원을 앞둔 '강소 소프트웨어(SW) 기업'으로 성장했다.
지디넷코리아는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공개SW역량프라자와 공동으로 기획한 '공개SW 활용 성공사례' 소개차 최근 이 회사를 찾았다.
하이퍼커넥트는 매출 중 90% 이상을 해외(글로벌)에서 거두는 수출 강소기업이기도 하다. 올 초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2018년 주목할 한국 10대 스타트업'에 선정할 만큼 국내외서 주목받는 스타트업으로 '우뚝' 섰다.
이 회사 주력 제품은 '아자르(Azar, 스페인어로 우연이라는 뜻)'라는 영상통화 솔루션이다. 전 세계를 비디오 커뮤니케이션으로 연결, 지구촌 누구와도 영상 통화를 할 수 있는 일종의 '커뮤니케이션 앱'이다
세계 어디서든 '아자르' 를 열면 통신 속도나 단말기 사양과 관계없이 영상통화를 할 수 있다. 관심사를 등록해 놓으면 인공지능(AI)이 자동으로 지구 건너편 친구를 영상으로 연결해준다.
'아자르' 탄생은 공개SW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구글이 공개한 SW 기술인 '웹RTC'를 기반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정강식 하이퍼커넥트 최고기술임원(CTO)은 "웹RTC를 모바일로 상용화한 것이 '아자르'"라며 "웹RTC를 모바일 버전으로 상용화한 곳은 우리가 세계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정 CTO는 "사업 초기에 3명으로 시작했다. '아자르'를 처음 출시하고 2개월 만에 100만 유저를 확보했다. 직원 3명 밖에 안된 회사가 불과 2개월 만에 100만 유저를 확보한 것은 공개SW를 사용했기 때문이다"면서 "공개SW가 있었기에 우리 회사가 성장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아자르'는 핵심 기능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원하는 성별, 혹은 특정 지역 사용자만 연결하고 싶으면 유료 아이템으로 결제해야 한다. '보석'이라는 아이템을 사면 ‘미국에 있는 여성’ ‘터키에 있는 남성’ 식으로 연결 범위를 좁혀 대화를 할 수 있다.
현재 '아자르'는 230개 이상 국가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언어 수도 19개에 달한다. 하루에 6000만 건 이상의 영상 통화가 '아자르'를 통해 이뤄진다.
출시 초반 '아자르'는 중동 지역에서 먼저 인기를 얻었다. 여성들이 얼굴을 밖에 드러내지 못하는 문화 탓에 영상통화가 가능한 '아자르'가 인기를 얻었다. 문자나 음성보다 대면(對面)을 선호하는 문화가 '아자르' 사용을 부추긴 것이다. 여기에 외국인 친구를 사귀고 싶어 하는 각국의 10~20대들이 몰리면서 사용자가 늘어났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아자르'는 2015년과 2016년 2년 연속 구글 플레이에서 '올해의 앱'에 선정됐다. 회사 매출도 크게 늘었다. 설립 해인 2014년에 21억 원에 불과했지만 일 년 만에(2015년) 94억 원으로 뛰었다. 이어 2016년 363억 원, 2017년 623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464억 원을 달성했다. 이 추세라면 올해 1000억 원 가까운 매출이 예상된다.
'아자르'에는 공개SW를 비롯해 하이퍼커넥트가 독자 개발한 여러 기술이 녹아 들어가 있다. 언제 어디서나 끊김 없는 영상을 제공하는 리얼타임 커뮤니케이션 기술 '하이퍼RTC'가 대표적이다. 이는 웹 브라우저 용으로 개발된 웹RTC를 모바일에 적용, 상용화 한 것이다. 네트워크 환경이 좋지 않은 저개발국가나 저가 휴대폰 등 다양한 통신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고품질의 영상 통화를 제공하는 핵심기술이다.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한 AR 그래픽 기술 '하이퍼 그래픽스'도 돋보인다. 실시간 영상 환경에서 얼굴을 인식하고 AR 그래픽을 제공한다. 하이퍼커넥트는 "우리가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얼굴에 3D 마스크를 씌우는 것뿐 아니라 기존 배경을 지우고 새로 3차원 공간을 입히는 것이 가능하다.
'아자르'가 지구촌 서비스로 성공한 데는 '언어 장벽'을 해결했기 때문이다. '아자르'는 시공간뿐 아니라 언어 장벽을 뛰어넘기 위해 구글의 음성 번역 기술을 접목, 실시간으로 음성 번역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용자 음성을 인식해 자막으로 제공한다. 비(非)지인 간 커뮤니케이션에서 텍스트가 아닌 음성을 인식해 실시간 통역을 제공하는 것은 '아자르'가 업계 최초라고 하이퍼커넥트는 설명했다. 세계 80개 이상 언어와 방언을 인식해 번역한다.
■인터뷰/ 정강식 하이퍼커넥트 최고기술임원(CTO)
=하이퍼커넥트와 공개SW는 어떤 연관이 있나
▲우리 회사 성장에 공개SW가 큰 역할을 했다. 공개SW가 없었다면 오늘날의 하이퍼커넥트가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회사가 성장하면서 고객이 많아지고 데이터도 덩달아 많이 발생한다. 이 데이터를 가공해 정보로 만드는 게 중요한데, 이 과정에서 공개SW 기술을 사용한다.
공개SW 기술로 많이 알려진 하둡이나 스파크, 카프카, 엘라스틱서치 같은 기술을 사용한다. 또 지금 하이퍼커넥트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사를 결정하는 '데이터 회사'가 됐다. 공개SW가 없었으면 이것이 불가능했다.
최첨단을 달리는 분야도 공개SW 도움이 없으면 개발을 할 수가 없다. 우리 회사 핵심기술인 웹RTC와 머신러닝도 공개SW 도움을 크게 받고 있다.
=직원 채용 시 공개SW 활동을 보나
▲ 전문성이 있는지, 실력이 있는지를 알 수 있는 좋은 방법 중 하나가 오픈소스 활동 여부다. 최근 우수한 개발자를 채용했는데, 공개SW에 기여한 코드를 보고 뽑았다. 이 사람이 해외 유명 개발자와 나눴던 이메일이 채용에 큰 영향을 미쳤다.
=사내 개발자들에게 공개SW 활동을 권장하나
▲그렇다. 우리가 공개SW 도움을 받아 성장했듯이, 앞으로 공개SW에 많이 기여할 생각이다. 현재도 웹RTC와 텐서플로에 직원들이 열심히 기여하고 있다. 웹RTC와 텐서플로가 기여자 이름을 공개하는데, 여기에 우리 회사와 개발자들이 들어있다. 구글, 애플, 페이스북과 함께 우리 회사 이름이 기여자로 들어가 있는 것이다.
개발자들에게 커뮤니티 활동을 권장할 뿐 아니라 국내에서 열리는 공개SW 행사도 지원하고 있다. 개발자 뿐 아니라 전사적으로 공개SW 커뮤니티에 기여할 생각이다.
=우리나라의 공개SW 역량을 어떻게 보나
▲공개 SW의 힘은 커뮤니티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아직 우리나라는 미국에 비해 커뮤니티 활동이 뒤지는 게 사실이다. 우리도 회사 차원에서 공개SW 커뮤니티 후원과 지원에 힘쓰고 있다. 우리 건물 14층을 무상으로 대여, 공개SW 세미나와 컨퍼런스를 열게 하고 있다.
공개SW는 커뮤니티를 통해 개발자들이 자발적으로 활동하게 하는 게 중요하다. 개발자가 커뮤니티에 기여하면 칭찬해주고, 피드백 주고, 이렇게 하는데서 공개SW에 기여할 동기가 생기는 거다.
네이버와 카카오 같은 큰 회사뿐 아니라 우리 같은 중소기업도 열심히 지원하고 있는데 정부가 더 힘을 보태준다면 공개SW 강국이 되는 게 꿈만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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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출처 : http://www.zdnet.co.kr/news/news_view.asp?artice_id=20181209115443&type=det&re=z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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