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SW 개발자 인터뷰/강대명 CTO]커미터가 말하는 오픈소스 프로젝트 쉽게 참가하는 법
ZDNet Korea / 남혁우 기자firstblood@zdnet.co.kr
| 레몬트리 강대명 CTO "코드가 아닌 주석 수정부터 가볍게"
“흔히들 오픈소스 프로젝트 참여가 어렵다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코드를 고치겠다 생각하지 말고, 주석 문구부터 수정하며 가볍게 접근하길 바란다. 작더라도 당장 오픈소스를 시작하는 것이 경쟁력을 갖추는 길이다.”
레몬트리 김대명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오픈소스를 통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방법을 소개하며 위와 같이 말했다.
강대명 CTO는 글로벌 오픈소스 프로젝트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주요 개발자 중 한명이다. 아파치 타조 프로젝트 커미터이며, 레디스 프로젝트에서는 4월 기준 컨트리뷰터 랭크 26위를 기록 중이다.
컨트리뷰터는 오픈소스 프로젝트 참가자를 말하며, 커미터는 특정 오픈소스 소스코드를 수정하고 조절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사람을 말한다.
그는 카카오에서 카카오스토리, 카카오홈 등 대규모 서비스에 오픈소스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레디스(Redis)를 적용하고 전체 레디스 정책을 담당했다. 2015년 레디스 컨퍼런스에서 한국인 최초로 발표하기도 했으며, 아파치 립클라우드에서 KT U클라우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컨트리뷰트해 소스에 반영했다.
이 밖에도 글로벌 교육플랫폼 유데미와, 위버스 등을 거쳐 현재 레몬트리에서 CTO로 활동 중이다.
강대명 CTO는 “많은 기업에서 오픈소스를 사용하고 있지만 프로젝트 참여는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프로젝트 참여 하나하나가 자신의 스펙이자 차별화 포인트가 되는 만큼 작더라도 적극적으로 도전해 보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아래는 강대명 CTO와의 일문일답이다.
Q. 오픈소스를 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강대명 CTO>솔직하게 말하면 퇴직 후 줄어드는 통장잔고가 가장 큰 이유였다. 2012년 네이버를 그만 두고 1년간 해외여행을 하면서 경쟁력 확보를 위한 고민 중 오픈소스를 주목했다. 네이버에서 메일을 담당할 당시 아커스(ARCUS)를 사용하고 있었는데 대체제를 찾던 중 레디스를 발견하고 공부하게 됐다.
Q. 2012년은 오픈소스나 클라우드가 아직 활성화되기 전 시기다. 그럼에도 오픈소스를 주목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강대명 CTO>당시는 기업마다 폐쇄적인 환경이라 회사를 나오면 관련 서비스나 기능을 사용할 수 없었다. 아커스의 경우도 지금은 공개됐지만 그때는 네이버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기에 선택지가 많지 않았다. 반대로 지금은 워낙 오픈소스를 사용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오픈소스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오픈소스 DBMS 레디스
Q. 레디스, 아파치 타조 등 오픈소스 중에 주목받는 기술을 앞서 배우고 두각을 드러냈다. 유망할 오픈소스를 찾는 개인만의 방법이 있는가?
강대명 CTO> 오픈소스 중 무엇이 각광받을 수 있을지는 예상하기 어렵다고 본다. 레디스나 타조도 개인적인 흥미가 컸다.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관심은 다양하게 두면서 활동은 내가 흥미 있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DB에 관심이 많은 만큼 최근엔 텔레포트라는 서버접근 제어 프로젝트를 관심있게 보고 있다.
Q. 오픈소스는 양이 방대하고 학습체계도 잡혀 있지않다. 학습 진입장벽이 높은 편인데 이를 어떻게 극복했는지 궁금하다.
강대명 CTO> 처음엔 재미를 느끼는 것이 맞다고 본다. 그래야 흥미를 잃지 않고 꾸준히 지속적으로 학습할 수 있다. 관심 가는 기술 중에서 나와 맞는 기술을 찾아보길 바란다. 그래서 개인적으론 업무를 위해 기술을 배우기보다 흥미로 연구했던 기술이 업무와 연관되는 경우가 더 많았다.
최근엔 국내에 오픈소스 커뮤니티가 제법 활성화되는 것 같다. 페이스북이나 소모임을 통해 이런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것도 좋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의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통합지원센터 오픈업도 다양한 오픈소스 관련 교육 및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나도 오픈업을 통해 개발자를 지원하고 해외 컨퍼런스에 참가하기도 했다.
Q. 깃허브 등에서 다양한 오픈소스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하지만 어떻게 참여해야 할지는 방법을 모르거나 망설여지는 부분이 많다.
강대명 CTO>일단 코드를 보고 활용하면서 이해하고 나와 잘 맞는지 파악하는 게 좋다. 그 다음 코드를 비롯해 라이브러리까지 훑어보면서 어떤 부분을 개선하면 좋을지 파악하면서 시작한다. 소소한 부분이라도 좋다. 나도 코드 내 주석문구를 고치는 수준부터 참여했다.
굳이 코드만으로 성과를 내야 한다고 의식하지 않아도 된다. 버그를 발견했을 때 수정할 능력이 안되더라도 이를 알리는 것 만으로도 프로젝트 전체에 도움을 주는 행동이다. 국내라면 번역프로젝트 같은 것도 분야가 많고 평가도 좋다.
그리고 프로젝트가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해 참여가 저조한 경우가 있다. 그런데 오히려 이런 분야가 자신만의 차별점이 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하길 바란다.
Q. 커미터까지 인정받으려면 공부와 작업이 필요할 것 같다. 개발자는 업무와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하기 어렵지 않은가?
강대명 CTO>그동안 오픈소스 프로젝트 관련 활동에 하루 두세 시간씩 투자했다. 하지만 CTO가 된 후 시간을 그만큼 소모하는 것은 어려운 것이 맞다. 실제로 일을 쉬는 기간에 오픈소스 공부에 더 집중한 것 같다. 그래서 이부분은 지망생에게 유리할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업무와 프로젝트가 겹친다면 동시에 진행할 수도 있다. 내 경우도 기업에서 원하는 기능을 레디스에서 지원하고 있지 않아서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레디스 커미터를 달성하게 됐다.
Q. 카카오에서 레몬트리로 옮기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
강대명 CTO> 교육 분야에 관심이 많아서 선택하게 됐다. 글로벌 온라인교육 플랫폼 유데미에 참여했던 것도 교육에 흥미가 있었기 때문이다.
레몬트리는 금융교육 서비스 기업이다. 성인이 아닌 자녀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림카드 등을 이용해 자연스럽게 교육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작년 10월에 합류해서 전자금융 라이선스를 받기 위한 준비작업 중이다.
Q. 교육분야에 흥미가 있다면 추후 프로그래밍 관련 교육에도 관심이 있는가?
강대명 CTO>개발 과정을 전문적으로 교육하는 것도 흥미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오픈업의 도움을 많이 받아서 다양한 분야로 참여하고 있다. 코퍼레이션 프런티어로 참여해 기업의 프로젝트 도입관련 멘토링(컨설팅)을 진행했다. 공개 개발자 지원 프로그램에서 1, 2차 심사위원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Q. 최근 개발자를 준비 중인 지망생이 늘고 있다. 예비 개발자에게 조언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강대명 CTO>우선 기초를 탄탄하게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코딩이나 프로그램밍 구조가 모든 개발의 기초가 되는 만큼 하나의 언어라도 충실하게 배우길 바란다.
그리고 깃허브 계정을 만들고 활동하길 추천한다. 지금 당장 작은 것이라도 시작하고 그것이 쌓이면 어느새 커져 있을 수 있다. 깃허브는 모든 활동 내역이 저장되는 만큼 포트폴리오로도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다. 실제로 IT기업에서도 깃허브 활동을 중요하게 보는 경우가 많다.
특히 오픈소스는 여러 개발자와 협업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도 중요하다. 자신의 행동에 대해 누군가 피드백하고 이를 수용하는 과정은 개인 개발로는 얻을 수 없다.
※이 기사는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Open UP과 ZDNet Korea가 공동 기획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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