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SW 개발자 인터뷰/임완섭 개발자]“오픈소스는 권리 나누는 일종의 기부 운동…이더리움, 리눅스 이후 가장 성공적”
2022.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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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더리움 재단의 임완섭 개발자 인터뷰
보안 송금 프로젝트 ‘지코프루’ 주도…“NIPA 오픈 프론티어 활동 교두보”
“블록체인 분야, 기술뿐 아니라 철학·문화 강조되는 곳”
“2017년 리눅스 이후 가장 성공적인 오픈소스 프로젝트라고 생각하는 이더리움을 접하고 빠져들게 됐죠.”
이더리움 재단에서 일하는 임완섭 개발자는 보안 송금 프로젝트 ‘지코프루’를 주도하는 개발자다. 처음 이더리움을 접하곤 암호화폐 관련 창업을 고민하다 접은 뒤 개인적으로 리서치, 개발 활동을 해오다 2019년 이더리움 재단에 합류했다. 이더리움은 러시아인 비탈리크 부테린이 만든 블록체인 네트워크이자 시가총액 2위 암호화폐다.
그는 “주식회사 모델과 다르게 돌아가는 오픈소스 생태계 자체에 큰 매력을 느껴왔었다”라며 “예를 들어 (주식회사는) 대표가 70% 가까운 지분을 가져가지만, 기여도가 큰 15번째 개발자는 0.3% 정도의 지분율을 가져가는 형태가 구조적으로 이상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학 졸업반 시절 운동 데이터 회사를 창업했던 경험이 있는 그가 이더리움에 큰 매력을 느끼고도 재창업하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임완섭 개발자는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의 ‘오픈 프론티어’ 활동을 교두보로 이더리움 재단에 합류했다. 그는 “창업을 포기하고 혼자서 연구개발을 진행하게 됐을 때 우연히 NIPA의 오픈 프론티어 활동을 알게 되었다”며 “덕분에 개인 리서치에 집중할 환경을 만들 수 있었고,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라고 했다. 리서치 중심으로 활동해온 그에게는 오픈소스에 기여하는 형태로 활동하는 다른 개발자들과의 교류가 큰 경험이 됐다는 것이다.
그가 재단 내에서 수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면서 자금세탁방지가 가능하도록 특정 주체에게 거래 내역을 공개할 수 있는 기술을 구현하는 것이다. 영지식 증명을 활용해서다. 영지식 증명은 거래 상대방에게 어떠한 정보도 제공하지 않은 채, 자신이 해당 정보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을 일컫는다.
임완섭 개발자는 “이더리움 같은 퍼블릭 블록체인은 상태 관리를 위해서 노드를 운영하는 모두에게 동일한 정보가 존재해야 하는데, 태생적으로 프라이버시 보호가 쉽지 않은 구조로 되어 있다”라며 “저 또한 친구들과 여행을 하면서 암호화폐로 더치페이를 한 적이 있는데 친구들이 이후 제 거래 내역을 모두 알고 있는데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라고 회상했다.
임완섭 개발자가 활동 중인 지코프루 프로젝트(이미지=지코프루 홈페이지)
그는 특히 “지코프루는 상업적 목적이 아니나 공공재적 성격으로 만들어지고 있는 프로젝트”라며 “누구나 지코프루 프로젝트를 활용해 시스템을 구축하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했다. 다만 지코프루 프로젝트가 개발되고 있는 라이선스(GPL v3) 조건상 다른 프로젝트에서 활용한다면 지코프루의 소스코드가 쓰이거나 수정되는 부분에 대해선 소스코드를 공개할 의무가 있다.
블록체인 분야에 대해서는 “개발자들이 급작스럽게 진입하기는 매우 어렵고 처음부터 이 생태계 내부에서 자생해온 분들의 목소리가 큰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또 “지난 5년 동안 2번 정도의 ‘탈블(블록체인 업계를 떠나다)’과 ‘입블(들어오다)’이 있었을 정도로 산업 자체가 다이나믹하다”는 게 그의 말이다. “체감적으로 빅테크에 소속돼 있는 개발자들이 블록체인 영역으로 이직하는 숫자가 그렇게 많지는 않은 것 같다”라면서 “빅테크에서 일하는 많은 개발자들이 주로 클라우드, 데이터, 인공지능(AI) 기술에 대한 숙련도가 높지만, 블록체인은 소프트웨어 아키텍처도 기존과 다르게 생각해야 하고, 기술적 부분보다 철학적, 문화적인 부분이 강조되는 곳이기도 하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임완섭 개발자는 “오픈소스 문화는 이제 주류 문화”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많은 후배 개발자분들이 이미 이 문화를 체득하고 이해하고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강조하고 싶은 건 ‘왜’ 오픈소스를 하는가에 대해 더 많이 고민해보면 좋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오픈소스는 가장 효과적인 생산수단인 소스코드에 대해 자유의지에 따라 자발적으로 권리를 나누는 일종의 기부 운동”이라며 “코딩을 단순한 취업 수단으로 생각하지 않고, 내가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들어 내는 도구이자 집단지성을 발전시키는 도구로 삼을 때 개발자들이 하는 활동들도 자연스럽게 빛을 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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