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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SW 활용 성공사례

ZDNet Korea / 남혁우 기자firstblood@zdnet.co.kr

| AI 녹취록 핑거에이아이로 심리상담 업무 개선

 

 

“지난 2년간 장기화된 코로나와 동반된 경기 침체로 우울증이나 우울감에 시달리고 있는 사람들이 급격하게 늘었다. 그만큼 심리상담사 업무 가중으로 많은 사람이 제대로 상담받지 못했다. 상담사를 도와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사람이 상담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싶다”

 

오정섭 테바소프트 대표는 위와 같이 말하며 인공지능(AI) 기반 녹취록 작성 서비스 핑거에이아이를 소개했다.
 

핑거에이아이는 카카오브레인의 자연어처리 라이브러리 뽀로로(PORORO) 등 오픈소스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음성인식 기능을 이용해 상담사가 빠르고 정확하게 상담할 수 있도록 대화 내용을 비롯해 경청, 재진술, 질문 등의 기술을 정리해 제공한다.

오정섭 테바소프트 대표

상담 내용을 작성한 텍스트에서 중요한 내용을 추린 보고서도 자동으로 작성한다. 내담자가 주로 사용하는 어휘, 말의 속도, 청취 태도 등을 분석해서 상담사가 보다 정확하게 심리와 상황을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오정섭 대표는 “심리상담사분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으며, 정확도 면에서도 상당히 높게 나오고 있다”며 “기능 면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피드백을 바탕으로 개선 중이다”라고 밝혔다.

 

이어서 “대표적으로 상담은 대화를 통해 이뤄지지만 실제로는 억양이나 박수, 한숨 등 대화 외적인 요소도 내담자의 현재 상황이나 감정을 파악하는 데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지금은 침묵 정도만 기록에 포함하고 있지만, 추후에는 데이터바우처 사업을 통해 AI를 학습시켜 분노, 우울, 기쁨 등 11가지 감정도 분석해 제공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오 대표는 핑거에이아이가 선생님처럼 전문상담사가 아니지만 여러 사람과 상담해야 할 일이 많은 직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선생님의 경우 담당 교과목에 대한 업무와 학교 내부에서 주어지는 일과 더불어 전문 교육도 충분히 지원받지 못해 학생 상담에 부담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며 “만약 요약보고서를 통해 학생의 상황을 정리해서 파악할 수 있다면 훨씬 정확하고 빠르게 학생을 지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Ai기반 녹취록 작성 서비스 핑거에이아이(이미지=테바소프트)

현재 핑거에이아이는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SOS생명의전화에서 상담사를 지원하고 있다.

 

오정섭 대표는 “SOS생명의전화처럼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분야에 함께할 수 있게 되어 무척 기쁘게 생각한다”며 ‘하지만 한편으로는 아직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필요하다는 점에 책임감도 무겁다”고 밝혔다.

 

서울시자살예방센터 운영 리포트에 따르면 코로나19 기간 자살예방상담전화 등 심리상담 요구도 급증했다. 2018년 6천899건이었던 상담 건수는 2020년 8천384건으로 21% 증가했다.

 

하지만 상담인력이 부족해 상당수가 제대로 된 상담을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살신고와 자살관련 상담전화가 가장 많이 접수되는 밤 11시부터 자정까지 응답률은 27%에 그쳤다

 

이는 매달 수백 건에 달하는 상담 전화에 비해 상담자 수는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서울시자살예방센터의 경우 상담팀 15명이 4개 조로 나눠 주야간 근무 중이다. 더불어 자살상담은 현재 상황을 파악하고 감정을 추스리도록 돕는 등 통화시간이 길어져 응답률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심리상담사는 사람과의 소통 경험이 중요한 직군이다. 하지만 특수성과 정신적·육체적 피로도가 높은 고된 업무로 인해 서울시자살예방센터의 상담직원 대부분 3년차 미만일 정도로 전문성이나 노하우를 쌓기 어려운 상황이다.

 

오 대표는 “상담사와 내담자 모두 어려운 시기인데 상담사를 도와 한명이라도 더 많은 사람이 상담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싶다”며 “상담자가 보다 원활하게 상담할 수 있도록 편의성 추가 등 기능을 준비 중이다”라고 밝혔다.

 

오정섭 대표는 핑거에이아이가 자연어처리 라이브러리를 기반으로 개발된 것처럼 다양한 AI 서비스가 나올 수 있도록 국내 오픈소스 생태계의 확대를 지원한다. 서로 소스를 공유하고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생태계를 확대해야 다양한 서비스가 나오고 그래야 자신의 서비스 가치도 높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국내에서는 오픈소스를 잘 사용하긴 하는데 공개하거나 이끄는 경우는 많지 않은 것 같다”며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처럼 공개를 통해 생태계를 키워야 한다는 생각으로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인식에 따라 테바소프트는 핑거에이아이에 적용한 음성 인식 기반 녹취록 작성, AI 학습 등의 데이터를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지난해에는 대덕특구 액셀러레이터 지원사업, 정보통신 산업진흥원의 오픈소스 기반 창업지원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오정섭 대표는 “언어는 같은 단어라도 도메인마다 의미가 달라지는 특성이 있어서 도메인에 따라 학습이 다르게 이뤄져야 한다”며 “우리가 제공하는 소스에 어떤 학습 데이터를 추가하느냐에 따라 분야가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서 “우리가 정확한 분석을 위해 화자 분리를 넣었듯이 산업별 맞춤 기능을 추가하는 것도 가능하다”며 “녹취록 작성 서비스로 시작했지만 개발자의 참여에 따라 가지 뻗듯이 다양하게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니 많이들 활용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 기사는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Open UP과 ZDNet Korea가 공동 기획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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