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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소스 개발자 전성시대

support 게시글 작성 시각 2021-03-25 18:54:41

오픈소스 개발자 전성시대

 

이지현 IT전문기자(j.lee.reporter@gmail.com)     

 

요즘 개발자들의 높은 연봉 소식이 연일 뉴스에 오르내리며 화제를 몰고 있다. 그런 뉴스를 보면서 누군가는 새로 프로그래밍을 배워보거나 이직을 준비할지도 모른다. 신입이든 경력이든 국내외를 막론하고 개발자를 채용하려는 수요는 높기 때문에 자신의 가치를 높이면 그만큼 좋은 기업에 갈 수 있다. 심지어 요즘은 원격근무, 디지털 노마드같은 형태로 국경을 넘어 해외에서 취직하기도 한다. 개발자의 경우 기술역량 외에 자신의 가치를 다양하게 높일 수 있는데 그 중 ‘오픈소스 기술’은 특히나 개발자 몸값을 높여주는 좋은 도구다. 개발자를 채용할 때 오픈소스 관련 경험을 우대하는 기업이 점점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오픈소스 개발자를 우대합니다”

 

아파치 재단을 공동 설립한 인물이자 현재 우버에서 오픈소스 프로그램 오피스를 운영하는 짐 야기엘스키(Jim Jagielski)는 2017년 캐피털원에서 선임 디렉터로 일하면서 오픈소스 문화를 정착시킨바 있다. 캐피털원은 미국 내 전통적인 은행 기업이었기에 오픈소스 기술은 커녕 개발 문화도 다소 경직된 곳이었다. 그는 당시 인터뷰에서 “능력있는 엔지니어는 깃허브 접속조차 막아 둔 지루한 은행에 오지 않는다”라며 “그런 인재는 애플, 넷플릭스, 리프트와 같은 쿨한 회사에서 일한다”라고 밝히며 오픈소스 개발을 도입하는 게 개발자 인재 채용에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1) 실제 캐피털원도 바로 그런 이유로 짐 야기엘스키를 영입한 것이다. 새로운 기술 인재를 금융이라는 낯선 기업에 데려오기 위해 오픈소스 도입만한 것도 없다고 본 것이다. 

 

캐피털원 외에도 이미 구글, 페이스북, MS 등 전 세계 핵심 IT 기업들은 오픈소스 문화를 강력하게 지지하고 관련 인재를 활발하게 고용하고 있다. 인터넷 기업 외에도 헬스케어, 금융, 공공, 유통, 교육 등 산업 전반에서2) 오픈소스 개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기업이 오픈소스 기술을 도입하는 이유는 다양한데 어떤 기업은 기술 품질을 높이기 위해, 어떤 기업은 개발 문화를 투명하고 수평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어떤 기업은 혁신이나 신념, 편리성 때문에 오픈소스 기술을 수용하고 있다. 동시에 오픈소스 기술이 점점 확산되면서 기술 기여를 하지 않더라도 제품 개발 과정에서 오픈소스를 이용하면서 관심을 두는 기업도 많아졌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많은 국내외 IT 기업들이 개발자를 채용할 때 오픈소스 경험을 우대하게 되었으며 보통 3가지 유형으로 오픈소스 개발자를 찾는다. 

 

먼저 해당 기업이 직접 오픈소스 기술을 개발하고 그와 관련된 기술 전문가를 뽑는 사례다. 예를 들어 카카오는 현재 10개의 오픈소스를 공개하며 다양한 오픈소스 활동을 펼치고 있는 기업이다. 2019년에 올라온 카카오 채용 공고3)를 보면 관련 오픈소스 기술 개발이나 라이선스를 검증하는 직원을 뽑는다는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SK텔레콤의 경우 오픈스택이라는 클라우드 기술에 오랫동안 소스코드 기여를 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해서 기술 인력을 뽑는 공고4)를 올리기도 했다. 해외도 비슷하다. 페이스북의 경우 채용페이지에 3,400여개의 공고가 올라왔는데, ‘오픈소스’라는 키워드로 검색하면 수백 개의 직무가 나온다. 넷플릭스는 개발직 채용 공고에 '우리는 오픈소스의 강력한 팬으로 조건이 맞으면 항상 오픈소스로 기술을 공개하고 동시에 오픈소스 커뮤니티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는다'라고 개발 문화를 설명한다.5)

 

[페이스북 오픈소스 기술인 파이토치 관련한 채용 공고]

 

두 번째는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소스코드 기여를 하는 인력을 뽑기보다 사내에서 개발하는 제품 및 서비스를 위해 오픈소스 관련 개발자를 찾는 사례다. 한국에선 특히 하둡, 카프카, 리눅스와 같은 인프라 관련 기술이나 파이썬, R, 텐서플로우, 파이토치 등의 인공지능 및 데이터와 관련된 오픈소스 기술 인재를 찾는 경우가 많아졌다. 예를 들어 삼성SDS는 지난해 금융시스템 고도화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채용공고를 올릴 때 오픈소스 기반의 빅데이터 플랫폼 및 구축 관련 컨설팅 경험자를 우대한다고 설명했으며6) LG AI연구소는 인공지능 관련 오픈소스 개발 경험이 있는 후보를 선호한다고 명시했다.7) 

 

또한 모바일이나 웹 분야는 관련 오픈소스 언어나 프레임워크를 다룰 수 있는 능력을 강조하는 추세다. 가령 당근마켓은 iOS개발자를 뽑을 때 iOS와 관련된 오픈소스에 기여한 경험을, 카카오뱅크는 오픈소스 활용한 경험을 우대조건으로 내세웠다.8) 라인은 앱 개발자 채용 공고에 오픈소스 언어인 코틀린이나 스위프트를 이용할 수 있는지를 요건으로 올려두었다.9) 우아한형제는 리액트, 뷰JS같은 오픈소스 프레임워크를 활용할 수 있는 개발자를 우대하겠다고 설명했다.10) 

 

[오픈소스 관련 우대 사항] 
*출처 : 당근마켓(좌)과 카카오뱅크(우) 채용공고11)
 

마지막으로 신입 개발자를 채용할 때 개발 포트폴리오나 잠재력을 확인하기 위해 깃허브 활동을 살펴보는 경우가 있다. 즉 깃허브 활동을 통해 지원자의 기술력이나 문제해결능력, 개발태도 등을 확인한다. 

 

네이버가 2020년 공개한 신입 공채 소개 페이지12)에서는 인재상을 설명하면서 몇 가지 팁을 제공하는데 깃허브와 관련된 설명을 읽을 수 있다. 한 채용 담당자는 “지원서에 개인 깃허브 URL을 작성한 지원자의 경우, 꼭 들어가서 확인한다”라며 “소스를 통해 지원자의 개발 역량을 파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깃허브를 운영하고 공유할 정도라면 어느 정도 수준이 있는 개발자일 것이라는 기대하게 된다”라고 설명한다. 또 다른 채용 담당자 역시 “깃허브는 생각하는 것보다 많은 정보를 제공한다”라며 “깃허브에 소스를 지속적으로 업로드하고 관리하고 공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조언했다. 쿠팡도 2020년 신입 공채 개발자 채용 공고에서 개인 프로젝트 진행 경험이 있는 경우 우대하며 이와 관련한 깃허브 링크를 공유해달라고 글을 올렸다.13)

 

이러한 변화에 맞추어 프로그래머 실무 교육을 하는 교육기관이나 대학에서는 졸업 전에 오픈소스 기술을 익히는 것에 대해 강조하기도 한다. 미국의 프로그래밍 대안 학교인 메이크스쿨은 수강생의 취업 역량을 측정하는 기준표14)를 만들어 공개하였는데, 여기서는 일주일에 몇 번 깃허브에 코드기여를 했는지와 오픈소스 협업 경험이 있는지 확인하고 그 횟수를 높여야만 실리콘벨리 유명 IT기업에 취업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MOOC 기업으로 유명한 유다시티도 원하는 IT 기업에 들어가기 위해 준비해야 할 사항으로 오픈소스 기여를 제안했다.15) 한국에서도 성균관대나 숭실대, 충북대 등 대학에서 직접 오픈소스 기술을 체계적으로 가르쳐 취업 역량을 높이고 있다. 


[메이크 스쿨의 취업 역량 진단표]
 

가장 인기있는 오픈소스 개발자는?

 

아직 한국에서 오픈소스 기술을 채용과 연계해서 연구한 자료는 찾기 힘들다. 대신 해외에서는 오픈소스 관련 취업 현황이 여러 번 집계됐는데, 대표적으로 리눅스재단에서 이와 관련된 데이터를 수집하고 공개하고 있다. 2020년에는 에덱스와 공동으로 오픈소스 일자리 보고서16)를 배포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채용 담당자 70%는 기업에서 자연스럽게 오픈소스 사용이 늘어나면서 오픈소스 기술 전문가를 채용하고자 하는 수요가 함께 증가했다고 답했다. 

 

코로나 사태는 작년 오픈소스 채용 상황에도 변화를 주었다. 오픈소스 관련 채용 담당자 중 39%는 코로나 사태가 오픈소스 관련 채용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했으나 20%는 오히려 코로나 때문에 오픈소스 전문가 고용을 늘렸다고 밝혔다. 또한 채용담당자의 56%는 지난 6개월 대비 향후 6개월 동안 오픈소스 전문가를 더 채용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63%는 자신의 기업에서 오픈소스 관련 소스코드나 금전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아직 오픈소스 관련 인재는 업계에서 부족한 상황이다. 채용 담당자 93%가 오픈소스 역량을 지닌 인재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또한 보고서에서는 기업들이 채용과정에서 중시하는 오픈소스 기술들도 확인할 수 있다. 2020년 기준 채용 관계자들은 오픈소스 분야 중 클라우드 기술(70%), 리눅스(69%), 보안(48%) 관련 인재들을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고 응답했다. 여기에 데브옵스 관련 인재도 이전 보고서 대비 수요가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현업에서 오픈소스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전문가들 또한 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오픈소스 기술 1위에 클라우드 및 컨테이너 기술(72%)을 꼽았으며 그 다음으로 리눅스(47%)와 인공지능(44%)을 골랐다. 미래에 더욱 중요해질 오픈소스 기술로도 클라우드 및 컨테이너, 인공지능, 보안 기술을 꼽았다. 

 

 
[오픈소스 기술 전문가들이 뽑은 미래에 더욱 중요해질 오픈소스 기술 분야들]


또한 채용 담당자 중 63%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솔루션을 설계하는 능력을 채용 과정에서 주로 살펴본다고 밝혔다. 그 이외에 오픈소스 기술 배포 실력(59%), 새로운 도구에 대한 지식(48%), 깃(Git)과 같은 오픈소스 개발 도구를 이용해본 경험(48%) 등을 확인하였다. 또한 오픈소스 기술을 외부 서비스 및 제품에 적용해 본 경험(46%), 오픈소스 프로젝트 기여 여부(44%) 등도 중요하게 여겼다. 

 

오픈소스 분야의 전문가들도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한 설계능력(74%), 깃(Git)과 같은 오픈소스 개발도구 경험(57%),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배포 능력(50%) 등이 구직 과정에서 중요하게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내용들을 종합해보면 국내외 IT 직군 채용 시장에서 오픈소스 기술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으며 앞으로 오픈소스 기술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될 것이다.

 

 

※ 각주

1) https://www.americanbanker.com/news/why-chase-capital-one-barclays-add-to-open-source-projects
2) https://thenewstack.io/open-source-contributions-on-the-rise-in-fintech-healthcare-and-government/
3) https://m.catch.co.kr/NCS/RecruitInfoDetails/107318
4) http://sktrecruit.sktelecom.com/recruit_user/empNotice/empNoticeDetail/30001272?currentPage=1&pageSi
5) https://jobs.netflix.com/jobs/54002583
6) http://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01698
7) https://www.linkedin.com/jobs/view/2415329960
8) https://www.wanted.co.kr/wd/10979
9) https://www.linkedin.com/jobs/view/2360711646
10) https://www.linkedin.com/jobs/view/2411118726
11) https://kakaobank.recruiter.co.kr/app/jobnotice/view?systemKindCode=MRS2&jobnoticeSn=  
    48969&utm_source=linkedin&utm_medium=jobpost&utm_campaign=infra

12) https://campaign.naver.com/recruit2020/checkpoint/
13) https://www.saramin.co.kr/zf_user/jobs/view?rec_idx=37639083
14) https://docs.google.com/document/d/1025UWrRt4mko6AQlsugCjbrNztYWEXblrW_b3ApsfA8/preview  
15) https://career-resource-center.udacity.com/contributing-to-open-source
16) https://training.linuxfoundation.org/resources/2020-open-source-jobs-report/

 

 

- Open UP -

* 이 기사는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Open UP과 이지현 IT전문기자가 공동으로 기획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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