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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오픈소스 생태계의 체계화와 확장 단계로

2025.10.28

중국, 오픈소스 생태계의 체계화와 확장 단계로

 

이지현 IT전문기자(j.lee.reporter@gmail.com)

 

 

오픈소스 AI 분야에서 단연 두각을 보이는 국가는 중국이다. 알리바바, 바이두, 딥시크 등 중국 기업들이 잇달아 오픈소스 AI 모델을 내놓으며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 정부의 직접 지원 여부는 명확히 공개되지 않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중국 정부가 오픈소스 관련 정책과 제도를 잇달아 내놓으면서 민·공공 협력 기반의 오픈소스 생태계가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중국 정부는 어떤 오픈소스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을까.

 

중국, 국가 전략으로 키우는 오픈소스 생태계

비영리 싱크탱크 제임스타운 재단이 2024년 공개한 분석 자료에 따르면1), 중국의 오픈소스 정책은 2021년 14차 5개년 계획(2021~2025)에서 처음 국가 전략으로 명시됐다. 공업정보화부(MIIT)와 국무원이 연이어 발표한 계획들은 오픈소스 생태계 확장과 자체 핵심 기술 확보를 강조했다. 이러한 정책적 기반 위에 2020년 설립된 오픈아톰 재단(OpenAtom Foundation)이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알리바바, 바이두, 화웨이, 텐센트 등이 참여한 이 재단은 리눅스 재단과 유사한 구조를 갖춘 중국의 오픈소스 전문 비영리 단체로, 화웨이의 하모니OS(HarmonyOS) 오픈소스 버전인 오픈하모니(OpenHarmony)와 리눅스 배포판 오픈율러(openEuler)를 주력 프로젝트로 육성 중이다.

눈여겨볼 부분은 이 재단의 조직 구조다. 제임스타운 재단이 분석한 2022년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직원의 33.3%가 중국공산당원이며 공산주의청년단 소속까지 포함하면 45% 이상이 당 조직과 연계되어 있다. 재단 헌장 제4조는 ‘중국공산당의 포괄적 지도’를 명시하고 있으며, MIIT 산하 인재교류센터 당위원회의 직접 감독을 받는 당 지부도 운영 중이다. 재단의 사명 선언문은 “오픈소스 거버넌스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의 글로벌 담론 권력을 강화한다”는 목표를 제시한다.

같은 분석 자료에서는 오픈하모니가 스마트시티, 교통, 공공안전, 위성 및 드론 분야에 도입되며 국가 전략과 직결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2023년 이후에는 군민융합(軍民融合) 정책과 연계돼 위성운영 시스템, 공안부 주도의 스마트 치안 플랫폼, 무인항공기 운용체계 등에도 확대 적용됐다. 오픈소스 기술을 통해 외산 소프트웨어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자국 기술 생태계의 독립성을 강화하려는 전략이다.

중국 정부의 오픈소스 정책은 2023년 들어 한층 체계화됐다. 대표적인 사례가 중국정보통신연구원(CAICT)이 주도한 국가 표준 ‘소프트웨어 제품 오픈소스 코드 보안 평가 방법’ 제정이다. MIIT 산하 연구기관인 CAICT는 이 표준을 통해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안전하고 통제된 방식으로 통합하기 위한 구조적 접근법을 확립했다.2)

이 표준은 네 가지 범주로 구성된다. 첫째, 오픈소스 코드의 출처를 8개 지표로 평가한다. 오픈소스 코드 비율, 사용된 프로그래밍 언어, 저작권 보유자, 기여 규모, 코드의 다용도성, 보안 프로토콜, 코드 호스팅 플랫폼, 코드의 국가·조직 소속 등이 포함된다. 둘째, 코드 품질을 평가한다. 코드 취약점, 취약점의 악용 가능성, 보안 침해의 영향, 잠재적 공격 복잡성 및 실행 가능성, 패치 비율, 취약점 수량 등이 기준이다. 셋째, 지적재산권 측면을 검토한다. 오픈소스 라이선스의 표준화 및 다양성, 응용 프로그램과 시스템 호환성, 특허 문제 등을 평가한다. 넷째, 오픈소스 코드의 거버넌스와 개발 역량을 평가한다. 오픈소스 자료 목록, 설계 관행, 코드 생성, 관리팀의 성과 등이 포함된다.

이러한 표준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관리에 대한 체계적 접근을 확립하며, 다른 국가들이 아직 따라잡지 못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중국은 오픈소스 기술의 개방성을 추구하면서도 동시에 보안과 관리 측면에서 선제적 규제 체계를 마련하고 있다.

이 밖에도 유럽의 비영리 싱크탱크인 오픈포럼유럽(OFE)은 중국정보통신기술원(CAICT)의 자료를 인용해, 2023년 기준 중국 내 기업의 90% 이상이 오픈소스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고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했다.3) 금융, 통신, 제조 등 주요 산업의 핵심 시스템 상당 부분이 이미 오픈소스 기반으로 전환됐다는 내용이다. 이러한 확산이 ‘산업 진흥’과 ‘보안 통제’라는 두 축 아래에서 관리되고 있다는 점은, 서구식 개방형 모델과 뚜렷이 구별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러한 정책이 효과를 본 것일까? 중국의 오픈소스 개발자 커뮤니티는 정책적 지원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오픈아톰재단 행사 발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중국 내 활동적인 오픈소스 개발자는 220만 명4)을 넘어섰다. 깃허브 개발자 수에서는 2025년 기준 미국, 유럽, 인도에 이어 4위를 차지하고 있다.5) 최근 중국 정부가 자국의 코드 저장 및 공유 플랫폼인 깃티(Gitee)를 육성하면서 깃허브 내 활동 비중은 다소 줄었지만, 글로벌 오픈소스 커뮤니티에서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AI와 결합된 오픈소스 전략, 글로벌 규범까지 겨냥

중국의 오픈소스 정책은 2024년 이후 AI 산업과 본격적으로 결합하며 글로벌 거버넌스 담론으로 확장되고 있다. 가령 2024년 기준 중국에는 약 4,500개의 AI 기업이 존재하며, ‘AI 플러스(AI Plus) 전략’을 국가 차원의 성장 동력으로 규정해 제조·에너지·공공서비스 분야에 인공지능을 전면 도입하겠다고 밝혔다.6) AI 플러스 이니셔티브의 가이드라인은 2025년에 한차례 더 개정됐는데, 이 개정안에서 중국 정부는 “AI 모델의 기본 역량을 강화하고, 데이터 공급 혁신을 촉진하며, 지능형 컴퓨팅 파워를 향상시키는 한편, 오픈소스 생태계 발전과 인재 양성 체계 구축을 강화하겠다”라고 밝혔다.7)

2024년 5월에는 국가정보안전표준화기술위원회(NISSTC)가 ‘생성형 인공지능 서비스 기본 보안요건 초안’을 공개했다.8) 이 초안은 오픈소스 기반 AI 모델의 데이터·모델·보안 전 과정을 관리하는 표준을 제시하며, AI 훈련 데이터 출처 검증, 오픈소스 라이선스 확보, 불법·유해정보 사전 필터링을 의무화했다. 또한 오픈소스 데이터 활용 시 지식재산권과 개인정보 보호를 강화하도록 했다.

2025년 7월 상하이에서 열린 세계인공지능대회(WAIC)에서는 중국 외교부 주도로 ‘글로벌 AI 거버넌스 행동계획(Global AI Governance Action Plan)9)’ 이 발표됐다. 'AI를 인류 공동의 공공재로 육성한다'는 원칙 아래, 국경 간 오픈소스 커뮤니티 구축, 오픈소스 플랫폼 보안 가이드라인 제정, 기술 문서 및 API의 국제 공유 등을 제안했다. 행동계획은 오픈소스 생태계를 기반으로 한 글로벌 AI 규범 형성을 강조하며, ‘AI 독점이 아닌 개방형 협력’을 내세워 개발도상국을 포함한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 중심의 기술 공유 네트워크 구축을 제안했다. 동시에 ‘데이터 주권’과 ‘기술 통제’ 원칙을 명시해 개방과 관리의 균형을 유지하려는 기조를 보였다.

중국 정부의 오픈소스 AI 모델은 현재 중국 기업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언론사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더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10) 등의 분석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오픈소스 AI를 ‘기업 자산이 아닌 국가적 자원’으로 간주하며 전략적으로 육성해 왔다. 이에 따라 화웨이, 알리바바, 텐센트 등 주요 기술 기업은 마인드스포어(MindSpore), 패들패들(PaddlePaddle), 엑스-딥러닝(X-Deep Learning) 등 자체 프레임워크를 통해 AI 오픈소스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

마인드스포어는 화웨이가 개발한 범용 AI 컴퓨팅 프레임워크로, 엣지·클라우드·단말을 아우르는 통합형 AI 개발 환경을 지원한다. 패들패들은 알리바바가 주도하는 중국 최초의 오픈소스 딥러닝 플랫폼으로, 산업 AI 응용과 대규모 모델 학습에 강점을 가진다. 엑스-딥러닝은 텐센트가 개발한 대규모 분산 학습용 프레임워크로, 추천 시스템과 자연어 처리 등 실시간 서비스 환경에 최적화되어 있다.

이외에도 바이두의 자율주행 오픈소스 플랫폼 ‘아폴로(Apollo)’와 알리바바의 대규모 데이터 배포 시스템 ‘드래곤플라이(Dragonfly)’ 등 글로벌 프로젝트에도 참여하며, AI 기술 상용화와 오픈소스 생태계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

기술력과 영향력 측면에서도 중국 오픈소스 AI 모델의 위상은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미국 UC 버클리 연구진이 개발한 LLM 비교·평가 플랫폼 LM아레나(LMArena)11) 순위에서 미국 중심 모델과 견줄 만한 중국산 오픈소스 AI 모델들이 다수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SCMP는 LM아레나 데이터를 근거로, 오픈소스 AI 모델 부문에서 중국 문샷AI(Moonshot AI)의 키미(Kimi) K2가 1위를 차지했고, 이어 딥시크의 R1, 알리바바의 큐웬(Qwen) 3, 중국 스타트업 미니맥스(MiniMax)의 M1이 나란히 상위권에 올랐다고 보도했다.12) 사용자들이 여러 모델의 응답을 비교해 더 나은 답변에 투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이번 평가에서, 중국 모델들은 다중 턴 대화와 추론 능력, 응답의 일관성 면에서 강점을 보였다.

특히 알리바바 큐웬 3 모델은 2025년 기준 10만 개 이상13) 의 파생 모델이 생성될 정도로 오픈소스 생태계 확산 속도가 빠르며, 이는 메타의 라마(Llama) 커뮤니티를 능가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러한 흐름은 중국이 오픈소스 AI를 국가 전략 차원에서 육성하며, 기술 경쟁력뿐 아니라 개발자 커뮤니티와 생태계 영향력에서도 세계적 주도권을 넓혀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 벤처캐피털(VC) 업체 아크 인베스트먼트도 비슷한 분석을 내놓았다. 아크 인베스트먼트는 2025년 공식 분석 자료를 통해14) “중국 기업들이 ‘오픈웨이트(Open Weight)’ AI 모델 분야에서 주도권을 확보했다”고 평가했으며, AI모델을 분석·비교하는 리서치 기관 아티피셜 애널리시스(Artificial Analysis) 자료를 인용해 상위 10개 모델 중 9개가 중국산이라고 밝혔다.

ARK는 “아키텍처, 학습 방식, 데이터 큐레이션 등 핵심 기술이 미국에서 중국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라며, “낮은 비용과 실용적인 성능 덕분에 개발자들이 일상적 업무에 더 저렴한 중국 모델을 선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중국의 오픈소스 전략은 소프트웨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2025년 3월 로이터 보도15)에 따르면, 중국은 전국적으로 오픈소스 RISC-V 칩 사용을 장려하는 정책 지침을 발표할 계획이다. RISC-V는 스마트폰용 칩부터 AI용 고성능 프로세서까지 다양한 반도체 설계에 활용되는 오픈소스 기술이다. 사이버공간관리국, 공업정보화부, 과학기술부, 국가지적재산권국 등 8개 정부 기관이 공동으로 작성 중인 이 정책은 올해 안에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됐다.

중국의 행보는 ‘오픈소스 대국’에서 ‘오픈소스 강국’으로 발전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중국공정원(中國工程院) 자문위원 니광난(倪光南)은 “중국의 오픈소스 전략은 이미 성숙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앞으로 중국은 ‘오픈소스 대국’에서 ‘오픈소스 강국’으로 발전하게 될 것”이라며 “국가의 방대한 시장 규모, 풍부한 인재 풀, 포괄적인 국가 시스템을 활용해 오픈소스 기술 생태계를 정교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16) 이는 협력의 정신을 활용하면서도 기술 자립과 국가 안보라는 전략적 목표를 동시에 추구하는 접근이다. 즉, 글로벌 커뮤니티의 개방성을 통해 기술을 습득하면서도, 그 기술을 국가 통제 아래 두려는 ‘이중적 전략’인 셈이다.

다만, 이러한 ‘오픈소스 강국’으로의 도약이 진정한 의미의 오픈소스 정신과 양립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국가 주도의 하향식 접근은 오픈소스 커뮤니티의 자발적이고 수평적인 협력 문화와 충돌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중국이 글로벌 오픈소스 생태계에서 리더십을 발휘하려면, 기술적 우위를 넘어 커뮤니티의 신뢰를 얻는 것이 관건이 될 것이다.

 

※ 참고 문서

  1. Open-Source Technology and PRC National Strategy: Part I, 2024년 5월,
    https://jamestown.org/program/open-source-technology-and-prc-national-strategy-part-i/

  2. Open-Source Technology and PRC National Strategy: Part II, 2024년 5월,
    https://jamestown.org/program/open-source-technology-and-prc-national-strategy-part-ii/

  3. Open Source Software Country Intelligence Report China 2023,
    https://interoperable-europe.ec.europa.eu/sites/default/files/inline-files/OSS%20Country%20Intelligence%20Report%20China.pdf

  4. China tops India, US and EU with growing pool of open-source developers, experts say, 2025년 7월,
    https://www.scmp.com/tech/article/3319280/china-tops-india-us-and-eu-growing-pool-open-source-developers-experts-say

  5. https://innovationgraph.github.com/global-metrics/developers

  6. China to formulate over 50 standards for AI sector by 2026, 2024년 7월,
    https://english.www.gov.cn/news/202407/02/content_WS668403b6c6d0868f4e8e8c85.html

  7. China issues guideline to accelerate 'AI Plus' integration across key sectors, 2025년 8월,
    https://english.www.gov.cn/policies/latestreleases/202508/27/content_WS68ae7976c6d0868f4e8f51a0.html

  8. China Releases New Draft Regulations on Generative AI, 2024년 5월,
    https://www.china-briefing.com/news/china-releases-new-draft-regulations-on-generative-ai/

  9. Global AI Governance Action Plan, 2025년 7월,
    https://www.fmprc.gov.cn/eng./xw/zyxw/202507/t20250729_11679232.html

  10. DeepSeek: how China’s embrace of open-source AI caused a geopolitical earthquake, 2025년2월,
    https://theconversation.com/deepseek-how-chinas-embrace-of-open-source-ai-caused-a-geopolitical-earthquake-249563#:~:text=Unlike%20the%20US%2C%20where%20proprietary,%2C%20self%2Dsustaining%20digital%20ecosystem

  11. https://lmarena.ai/leaderboard/

  12. Chinese open-source AI models occupy top spots among global developers: ranking, 2025년7월,
    https://www.scmp.com/tech/big-tech/article/3318985/chinese-open-source-ai-models-occupy-top-spots-among-global-developers-ranking

  13. Alibaba Introduces Qwen3, Setting New Benchmark in Open-Source AI with Hybrid Reasoning, 2025년 3월,
    https://www.alibabacloud.com/blog/alibaba-introduces-qwen3-setting-new-benchmark-in-open-source-ai-with-hybrid-reasoning_602192

  14. China’s Position In The AI Landscape, 2025년10월,
    https://www.ark-invest.com/articles/analyst-research/chinas-position-in-the-ai-landscape

  15. Exclusive: China to publish policy to boost RISC-V chip use nationwide, sources say, 2025년3월,
    https://www.reuters.com/technology/china-publish-policy-boost-risc-v-chip-use-nationwide-sources-2025-03-04/

  16. 倪光南:未来中国将从“开源大国”发展为“开源强国”, 2023년 5월,
    https://export.shobserver.com/baijiahao/html/61658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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