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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SDV 시대, 글로벌 OEM과 오픈소스 협업의 미래

2025.07.23

SDV 시대, 글로벌 OEM과 오픈소스 협업의 미래

 

- Mercedes-Benz Innovation Lab 배창혁

 

1. 차량용 아키텍처의 진화

자동차 산업은 지난 수십 년간 하드웨어 중심의 전통적인 설계 방식에서 벗어나, 소프트웨어 중심의 혁신적인 패러다임으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과거 차량은 각 기능별로 분산된 ECU(Electronic Control Unit)를 통해 제어되었으며, 소프트웨어는 하드웨어에 종속적인 형태로 제한된 역할만 수행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고성능 컴퓨팅(HPC) 플랫폼과 통합형 아키텍처가 등장하면서 차량 내 소프트웨어가 하드웨어와 분리되어 독립적으로 진화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기술적인 진보를 넘어, 자동차의 기능과 사용자 경험을 획기적으로 확장하는 기반이 됩니다. 예를 들어, OTA(Over-The-Air) 업데이트를 통해 차량 소프트웨어를 실시간으로 개선하고, 자율주행, 커넥티비티, 인포테인먼트 등 다양한 영역에서 신속한 기능 추가와 버그 수정이 가능해졌습니다. 또한, 차량 내부의 센서와 통신 네트워크가 고도화되면서, 데이터 기반의 인공지능(AI) 및 머신러닝 기술도 본격적으로 도입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차량용 아키텍처는 분산형에서 중앙집중형으로, 하드웨어 종속형에서 소프트웨어 정의형으로 진화하고 있으며, 이는 자동차 산업 전반에 걸쳐 혁신과 경쟁력 확보의 핵심 동력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Car Network Architecture

* 그림 출처 : NXP (https://community.nxp.com/pwmxy87654/attachments/pwmxy87654/tech-days/251/1/EUF-AUT-T3567.pdf)

더 극단적인 예로, Yocto Project 기반의 임베디드 리눅스 이미지를 빌드하는 경우를 들 수 있습니다. 수백 개의 레이어와 패키지, 의존성은 물론, 빌드 도구 자체조차 오픈소스로 구성되며, 단일 제품을 만드는 데 쓰이는 오픈소스의 양이 수천 개에 이를 수 있습니다. 이쯤 되면 오픈소스는 더 이상 “특별한” 무언가가 아닌, 공기처럼 당연하고 필수적인 기반이 되었습니다.

2. SDV 소프트웨어 아키텍처

SDV(Software-Defined Vehicle)의 소프트웨어 아키텍처는 중앙집중형 E/E(Electrical/Electronic) 아키텍처와 함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분리를 전제로 한 공통 소프트웨어 플랫폼의 도입이 핵심입니다. 이 공통 플랫폼은 다양한 차량 모델, 브랜드, 하드웨어 환경에서도 소프트웨어의 재사용성과 호환성, 확장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설계됩니다.

공통 플랫폼의 필요성과 구조

  1. 표준화와 모듈성 : AUTOSAR, SOAFEE, COVESA 등 글로벌 표준화 단체와 오픈소스 연합은 점점 복잡해지는 자동차 소프트웨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공통 소프트웨어 프레임워크와 표준 아키텍처를 제공합니다. 이를 통해 다양한 제조사와 플랫폼 간의 호환성을 보장하고, 소프트웨어 개발, 배포, 유지보수의 일관성과 효율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2. 통합형 OS와 미들웨어 : SDV는 차량 내 여러 기능(파워트레인, ADAS, 인포테인먼트, 커넥티비티 등)이 동시에 동작해야 하므로, 통합형 차량용 OS와 미들웨어가 필수입니다. 이는 하드웨어와 독립적으로 소프트웨어를 개발배포할 수 있게 하며, 다양한 기능을 안전하게 멀티태스킹하고, OTA(Over-The-Air) 업데이트, 보안 패치, 신규 서비스 추가를 유연하게 지원합니다.

  3. 가상화와 하이퍼바이저 : 여러 OS가 한 하드웨어에서 독립적으로 동작할 수 있도록 하이퍼바이저 기반 가상화 기술이 적용됩니다. 이를 통해 안전부품과 편의부품, 다양한 소프트웨어 모듈을 효과적으로 분리·관리할 수 있습니다.

오픈소스가 필수적인 이유

공통 플랫폼의 구축과 확장은 오픈소스 없이는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복잡성의 폭발적 증가 : SDV는 기존 차량보다 훨씬 많은 소프트웨어 모듈, 서비스, 보안 요구사항을 갖습니다. 단일 기업이 모든 소프트웨어를 독자적으로 개발유지보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2. 글로벌 호환성과 생태계 확장 : 다양한 하드웨어, 브랜드, 국가별 규제에 대응하려면, 공개된 표준과 오픈소스 기반의 플랫폼이 필수입니다. 오픈소스는 글로벌 개발자와 기업이 공동으로 개발·검증함으로써, 빠른 혁신과 품질 향상을 실현합니다.

  3. 재사용성과 비용 효율성 : 오픈소스는 이미 검증된 코드와 모듈을 활용함으로써 개발 기간과 비용을 크게 줄여줍니다. 또한, 버그 수정, 보안 패치, 신기능 도입이 신속하게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4. 생태계와 협업의 기반 : AUTOSAR, AGL, Android Automotive, SOAFEE 등 대표적인 SDV 플랫폼은 모두 오픈소스 커뮤니티와 글로벌 얼라이언스의 협업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코드 공유를 넘어, 지식, 노하우, 표준의 공유와 확장을 의미합니다.

  5. 지속 가능한 혁신 : SDV는 차량 라이프사이클 동안 지속적으로 소프트웨어가 업데이트되고, 새로운 서비스가 추가되는 구조입니다. 오픈소스 기반 플랫폼만이 이러한 지속적 혁신과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3. 차량용 오픈소스 플랫폼

오픈소스는 SDV 시대에 없어서는 안 될 핵심 자원입니다. 차량용 오픈소스 플랫폼은 OEM, 부품사, SW개발자, 학계, 커뮤니티가 함께 참여하여 공통 기반 기술을 공유하고 협력하는 생태계를 형성합니다. 대표적인 차량용 오픈소스 플랫폼은 다음과 같습니다.

  1. Automotive Grade Linux(AGL) : AGL은 토요타, 혼다, 메르세데스-벤츠 등 글로벌 주요 OEM이 참여하는 리눅스 기반 오픈소스 인포테인먼트 및 텔레매틱스 플랫폼입니다. AGL은 표준화된 API와 모듈화된 아키텍처를 제공해, 다양한 차량 모델에 맞춘 맞춤형 개발을 지원합니다. 또한, 글로벌 커뮤니티가 지속적으로 기능을 개선하며, 보안과 안정성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2. Android Automotive OS : 구글이 개발한 차량용 안드로이드 플랫폼으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커넥티비티 기능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볼보, GM, 현대자동차 등 다수 OEM이 채택하여 사용자 친화적인 UI와 다양한 앱 생태계를 차량에 통합하고 있습니다.

  3. Autoware :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위한 오픈소스 프로젝트로, 센서 데이터 처리, 경로 계획, 제어 알고리즘 등 자율주행 핵심 기능을 제공합니다. 일본 나고야대를 중심으로 시작되어 현재는 전 세계 70여 개 이상의 기업과 연구기관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Autoware는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에 필요한 개발 비용과 시간을 대폭 절감하는 역할을 합니다.

  4. SOAFEE(Scalable Open Architecture for Embedded Edge) : SOAFEE는 클라우드 네이티브 기술을 차량 임베디드 시스템에 적용하기 위한 글로벌 이니셔티브로, 마이크로서비스 아키텍처와 컨테이너 기반 배포 방식을 지원합니다. 이는 SDV의 유연성과 확장성을 극대화하는 데 기여합니다.

4. OEM이 사용하는 오픈소스 분석과 의미

글로벌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의 활용과 라이선스 컴플라이언스에 각기 다른 전략과 방식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 벤츠, 테슬라, 도요타, GM 모두 오픈소스 라이선스 고지를 운영하지만, 공개 범위, 접근 방식, 사용 플랫폼, 공개 대상 시스템 등에서 차별화된 특징을 보입니다.

 

OEM오픈소스 라이선스 고지 특징주요 협력사/ 플랫폼운영체제그래픽/ 미들웨어오픈소스 고지 사이트
현대자동차인포테인먼트 위주로 오픈소스 고지현대모비스, 퀄컴, 엔비디아Yocto Linux, QNX SDP 7.0QT5링크
벤츠대부분의 ECU 오픈소스 고지를 한 곳에서 통합 제공. 중복 버전 존재퀄컴, 엔비디아Yocto Linux, QNX SDPQT링크
테슬라github에 buildroot 등 전체 저장소 공개. 인포테인먼트/FSD 모두 고지-리눅스 (buildroot 기반)-링크
도요타Tier1(덴소) 사이트에서 인포테인먼트 중심 공개덴소Yocto Linux, QNXQT, Cinemo, GStreamer, vsomeip, dlt-daemon링크
GMTier1(보쉬) 사이트에서 고지. Android Automotive OS 중심보쉬, 퀄컴Android Automotive OSdlt-daemon, hostapd 등링크

이처럼 각 OEM은 법적 의무와 투명성, 생태계 신뢰도 제고를 위해 오픈소스 라이선스 고지를 강화하고 있으며, 오픈소스 활용 범위와 플랫폼, 공개 방식은 각 사의 전략과 협력 구조에 따라 다양하게 진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SDV와 같은 복잡한 소프트웨어 환경에서는 오픈소스 라이선스 컴플라이언스가 필수적이며, 향후에는 더욱 투명하고 체계적인 정보 제공과 글로벌 표준화가 중요해질 전망입니다.

5. 마무리

특히, 인포테인먼트와 자율주행 등 차량 내 핵심 시스템에 Yocto Linux, QNX, Android Automotive, QT 등 오픈소스 기반 플랫폼이 폭넓게 활용되고 있으며, 각 사는 법적 컴플라이언스와 투명성 확보를 위해 라이선스 고지 체계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부품사, 글로벌 오픈소스 커뮤니티, IT 기업 등과의 협업은 소프트웨어 품질과 보안, 혁신 속도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러한 변화와 흐름을 한눈에 파악하고 싶다면,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구축한 ‘자동차 테크맵’ (www.techmap.kr)을 꼭 참고해보시길 권합니다. 자동차 테크맵은 현대자동차그룹과 함께 세계 주요 자동차 제조사의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정보를 수집, 분석해 기술 분류 체계로 정리한 국내 최초의 오픈소스 기반 자동차 산업 기술 지도입니다. 여기에는 글로벌 OEM의 오픈소스 활용 사례, 라이선스 정보, 활용 및 기여 안내, 참여 방법 등 실무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자료가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습니다. 완성차, 부품사, 소프트웨어 기업, 연구기관 등 자동차 산업의 모든 구성원이 기술과 정보를 공유하고, 개방형 협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줄 것입니다.

앞으로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은 얼마나 개방적이고 투명한 오픈소스 전략을 수립하는지, 그리고 얼마나 강력한 정보 허브와 협업 생태계를 구축하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오픈소스와 협업, 그리고 지식 공유의 힘이 SDV 시대 자동차 산업의 미래를 이끌어갈 것입니다.

 

배창혁 수석
배창혁

[경력]
2019.03~ : 현재 Principal Software EngineerMercedes-Benz Innovation Lab (독일)
2009.11~2019.02 : Senior Software EngineerLG전자 CTO 산하 소프트웨어 플랫폼 연구소

[오픈소스 활동]
2023~2024 : Automotive Grade Linux 이사회 구성원 (Mercedes-Benz 대표)
2022~ : 현재 SEA:ME 펠로우 (42wolfsburg)
2017~2018, 2021~2024 : 오픈소스 프론티어
2015~2019 : Yocto 프로젝트 이사회 구성원 (LG전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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